<기자수첩>4년후 한국의 위상

 1년 전에 기자는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키프로스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사시사철 날씨가 온화해 유럽인들에게 휴양지로 제법 많이 알려진 이 나라는 그러나 한국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아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기자를 일본인으로 착각했다. 기자가 일일이 한국에서 왔다고 설명하고 나서야 일부 사람들이 한국 모 회사의 휴대폰을 예를 들며 “한국 휴대폰 품질이 최고”라며 반가와 했다.

 그러나 키프로스를 돌아다니다 보니 한국산 제품은 그것만은 아니었다. 한국산 에어컨은 한집 걸러 설치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며 한국산 자동차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이 나라에서 한국산임을 내세우는 것이 장점보다는 어쩌면 단점으로 작용하는구나’고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다.

 세계인의 축제 2002 한일 월드컵 경기의 휘슬이 울렸다. 새천년 맞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월드컵은 공동주최이긴 하지만 동양에서는 최초로 한국이 주최국이라는 점에서 뿌듯함까지 느낀다. 6월 한달동안 세계인의 눈과 열정은 한국과 일본에 집중된다. 세계인들은 축구경기가 전달하는 각본없는 드라마를 보며 한없는 희열을, 때로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번 월드컵은 한국에게는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되면서 구체적으로는 세계적인 한국의 정보기술(IT)을 알리는 행사가 되고 있다. ‘IT장관 서울회의’ 개최, 세계적인 기업 CEO의 잇따른 방문, 각종 투자포럼 행사진행 등 이미 IT월드컵의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개막전에 참석한 한 외국인은 개막행사를 보면서 “큰 감동이었다”며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이 너무나 후회된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300명이 프랑스에서 단체로 왔다는 프랑스 응원팀의 한 사람은 붉은악마의 응원인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한국에 대한 호감을 거림낌없이 표현했다. 동남아에서 시작한 한류가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4년 뒤에는 독일에서 월드컵이 개최된다. 그때 우리는 주인이 아니라 손님으로 독일을 방문하게 될 것이다. 세계 경제의 3대축인 독일에서 불과 4년이 지나지 않아 한국산 제품들이 당당히 전시되고 높은 평가를 기대한다면 이번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높은 것일까.

 <정보가전부·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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