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사람] 게임빌 송병준 사장

“세계 최대 휴대폰 단말기 업체인 노키아에 모바일 게임을 공급하게 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큽니다. 우선 미개척지로 여겨지던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큽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세계 최대 단말기 업체가 국산 모바일 게임의 우수성을 인정했다는 점입니다.”

 최근 노키아에 자사의 휴대폰 6종을 공급키로 한 게임빌 송병준 사장(27)은 “노키아와 계약을 성사시킴으로써 한국이 모바일 게임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높이게 됐다”고 소개했다.

 사실 모바일 게임은 아시아 지역이 전세계 시장의 87%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경우 잘 갖춰진 무선 인터넷망을 기반으로 거의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동안 온라인 게임이 중국·대만·일본 등지로 활발하게 진출한 반면 모바일 게임은 소문만 무성했지 계약이 성사되는 사례는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지난해 전세계 모바일 게임시장은 9억5000만 달러 규모에 지나지 않았지만 향후 4년간 매년 100% 이상 성장해 2005년엔 전세계 온라인 게임시장과 맞먹는 9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노키아를 통해 유럽시장 진출의 물꼬를 튼 것은 폭발하는 미래시장을 선점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송 사장의 이같은 미래에 대한 확신과 도전정신은 게임빌을 처음 설립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97년 서울대 벤처동아리 ‘벤처’ 초대회장으로 교내 벤처열풍을 주도한 송 사장은 교내 벤처 동아리를 기반으로 지난 2001년 모바일 게임업체인 게임빌을 설립했다. 당시 모바일 게임시장은 아직 개화기라 낙관만 할 수 없는 처지였다.

 하지만 송 사장은 국내 최초 유무선 연동 모바일 자바게임을 선보이며 단번에 주위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또 모바일 게임에서는 다소 생소한 롤플레잉·슈팅 장르의 게임을 잇따라 발표, 국산 모바일 게임의 수준향상을 주도했다.

 이번 노키아와 수출협상을 성사시킨 것도 따지고 보면 송 사장의 도전정신이 빛을 발휘한 케이스. 송 사장은 지난달 핀란드에서 열린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스 2002’에 참가, 노키아 관계자들에게 일단 게임부터 보고 얘기하자며 과감하게 접근했다. 노키아 관계자들은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게임빌의 게임을 보고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이번에는 E3로 달려갑니다. 노키아 단말기에 포팅한 6종의 게임을 이젠 미국시장에서 선보입니다.” 송 사장은 오는 22일(현지시각) LA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게임박람회 E3에서 또 다른 낭보를 기대해 달라며 환하게 웃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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