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부 출연금 대폭 증액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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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기술 관련 정부 출연연구원들이 정부에 내년도 출연금을 81.1% 가량 늘려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공공·기초·산업 등 3개 과학기술 관련 연구이사회는 산하 19개 연구원의 정부 출연금 신청접수 결과 전년 대비 81.1% 증가한 총 8400억원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하지만 관련 연구이사회는 이 같은 증가율이 60% 가량이던 예년 요구액에 비해 너무 높다고 판단하고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또 일부 이사회는 기획예산처에 출연금을 최종적으로 신청하기 전에 20% 이내로 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출연연의 반발이 예상된다.

 연구회에 따르면 가장 많은 출연금을 요청한 기관은 총 891억원을 신청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 19개 출연연 전체 요구액의 10.6%를 차지했다. 또 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791억원,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761억원, 생명공학연구원은 65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가장 적게 출연금을 신청한 기관은 91억원을 신청한 한의학연구원으로 출연연 전체 요구액의 1.1%에 불과했다.

 증가율에서는 생명연이 182.6%로 가장 높았으며 침팬지 유전체연구와 제2캠퍼스 건설에 총 95억원을 신청, 증액요인이 발생했다. 또 전기연구원이 161.5%, 항공우주연구원이 131.5%, 건설연구원이 126.4%로 생명연의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KIST는 45.1%로 19개 기관 가운데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출연연 관계자는 “신임 연구회 이사장이 출연연의 예산 가운데 정부 출연금으로 충당되는 기본사업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누누이 밝힘에 따라 출연금 요구액을 대폭 늘렸다”며 “이런 증액 요구가 받아들여질지 이사회의 의지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금액은 연구회 출연금 조정 과정에서 대폭 삭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 한 관계자는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에 따르면 총예산증가율은 10% 이내에서 이뤄질 전망이어서 출연연의 요구를 다 수용하기 힘들다”며 “이사회와 기획예산처의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예년처럼 20% 내외로 삭감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런 증액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출연연의 반발도 예상된다. 특히 일부 이사회의 경우 산하 출연연의 증액 요구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자 아예 증가율을 20% 정도로 낮춰 신청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 해당 출연연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초기술연구회는 21일, 산업기술연구회는 22일, 공공기술연구회는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산하 출연연이 요구한 출연금을 심사·조정한 후 기획예산처에 최종적으로 요구할 예정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