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들의 급락으로 미 증시가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 IT주들의 주가 흐름을 주도해 왔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6개월만에 500선이 무너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될 것이란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한주(4월 29일∼5월 3일) 동안 다우지수는 0.97% 오르며 1만선을 회복했지만, 나스닥지수는 3.06% 하락하며 겨우 1600선을 지키는 데 의미를 두어야 했다.
결국 지난주말 다우지수는 10006.6, 나스닥지수는 1613으로 한주를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주말 480.21을 기록하며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500선이 무너졌다.
이러한 반도체지수의 급락은 반도체 현물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이 지난 94년 이래 최대치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기회복 가능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반도체를 포함한 IT주들의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설명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통신주들도 실적 악화와 유동성 우려 등으로 급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렇듯 상황이 악화되자 월드콤의 최고경영자(CEO) 버니 에버스가 경영부진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했으나 지난 한주 동안 이 회사의 주가는 무려 45%의 폭락세를 기록했다. 미 증시에 상장된 국내 통신주들로도 여파가 미쳤다. 두루넷은 한주 동안 2.06%, 하나로통신은 무려 16.67% 하락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오라클의 주요 경영진 은퇴 소식도 IT주에 악재로 작용했다. 서버 컴퓨터 업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에드워드 잰더와 오라클의 세바스찬 건닝햄 부사장이 은퇴를 발표하자 주가가 큰폭으로 하락했다. 또한 리만브라더스는 오라클의 순이익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이번주는 미국의 1분기 실적 발표가 거의 마무리돼 시스코시스템스 정도만 주목받는 상황에서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외환시장 동향 등이 관심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금리는 현 수준이 유지될 것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경기호전 기대감이 꺾이면서 도전받고 있는 ‘강한 달러’가 언제까지 하락할지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달러화가 계속 하락한다면 투자자금이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6일 열리는 JP모건의 기술주, 골드만삭스의 통신주 관련 콘퍼런스도 관심거리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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