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보통신의 날에 부쳐

 정보화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오늘 47번째 정보통신의 날을 맞았다. 우리가 정보화로 무장하지 않고는 선진국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기가 어렵다. 정보기술을 근간으로 미래 성장산업을 발굴하고 이에 국민적 역량을 결집시켜야 21세기 지식정보사회의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우리는 정보통신산업의 지난날을 겸허한 자세로 뒤돌아 보고 앞으로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국가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나갈 것을 다짐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만약 우리가 이같은 노력에 소홀하면 지식정보사회의 성장엔진을 멈추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난 94년 정보통신부 발족이후 민관이 단결해 정보통신산업 발전에 주력한 덕분에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의 IT산업은 질과 양적인 면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우리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잡아 IMF사태를 극복했고 이제는 IT강국으로 떠올랐다.

 질적인 면에서는 정부가 ‘IT강국 e코리아’를 만들기 위해 정보화촉진 5개년계획을 세워 이를 강도높게 추진해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갖춘 국가로 성장했다. 전국 주요 도시가 초고속정보통신망으로 연결되고 전국 초중고등학교에는 초고속인터넷이 깔려 있다. 특히 CDMA방식 이동통신서비스는 우리가 종주국이다. 이미 아시아·태평양지역 주요 국가로 이 기술이 이전되면서 ‘CDMA벨트’가 구축되고 있다.

 양적인 면에서도 92년 8만명 정도밖에 되지 않던 인터넷 이용자수가 지난해말 기준 2438만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PC보급수량은 280만대에서 2070만대로 급증했다. 이동전화가입자수는 3000만명을 육박하고 있고 인터넷도메인수도 45만7000개나 된다. 지난해 정보통신 생산액은 모두 152조원에 달했고 10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실현했다.

 하지만 지난날의 이런 괄목할 만한 성과에 우리가 만족해서는 안될 일이다.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 IT강국 구현에 매진해야 한다.

 우선 한국을 세계 IT산업의 허브국가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정부도 이를 위해 초고속정보통신망을 전국 면단위까지 구축해 초고속인터넷 이용가정이 1000만가구에 이를 수 있도록 인터넷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동중에도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무선 정보인프라 구축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정부를 구현해도 모든 국민이 정보화 혜택을 실질적으로 누릴 수 없다면 이는 또다른 의미의 정보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차세대 핵심 IT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는 일도 우리의 중요한 과제다. 정부는 미래성장의 기반이 되는 국가전략기술을 중점 개발하고 단말기 핵심 칩,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을 고부가가치화하고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남북의 통일시대에 대비한 남북IT산업교류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와 민간이 역할을 분담해 상호교류가 가능한 분야부터 기술협력을 확대해 나가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의 날을 맞아 모두 창조적 지식기반 국가 건설의 기틀을 마련하고 국가경쟁력과 삶의 질을 높여 세계 속의 IT리더로 부상하는 일에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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