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800선 고지를 앞두고 신용등급 상향 기대, 기관 매수세 확대라는 호재와 공기업 노조 파업, 해외 증시 약세라는 악재가 맞서고 있다.
25일 거래소시장은 장중 한때 800선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막바로 차익매물이 쏟아져 결국 0.52포인트 내린 791.48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라도 거래소시장이 8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0년 7월 18일(812.23)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이날의 차익매물 출회는 800선 돌파가 그리 만만치만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800선 안착에 성공할 경우 투자심리가 크게 호전될 것이며 지루한 종목별 움직임도 다시 활발해질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주가 800선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여전히 주식시장에는 호재와 악재가 혼재돼 있다.
긍정적 요인으로는 이날부터 실사에 들어간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방문을 들 수 있다. 그동안 국가신용등급의 상향은 대부분 중장기 주식시장의 상승과 연결돼 왔다. 무디스는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신용등급(Baa2)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데 이어 지난 6일 신용등급 조정을 위한 검토절차에 착수했다고 공식 발표하며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외국인의 6일 연속 매도 공세에도 불구, 국내 기관들이 강력한 시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주식형 펀드의 설정금액은 최근 13개월만에 50조원을 넘어서는 등 주식을 사기 위한 대기성 자금은 매우 풍부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주변 여건이 모두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공기업 노조 파업 등 갈등이 확대될 경우 국가신용도에 다시 흠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국내 증시의 차별적 강세가 두드러지고는 있지만 나스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많다는 점은 국내 정보기술(IT)주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또 미국 증시약세는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단 증시 전문가들은 800선 돌파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LG투자증권은 이날 시장 전망을 통해 국내외 경제지표들이 대체로 양호한 수준으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외국인의 매도세가 약화될 경우 기관투자가 중심의 장세가 전개되며 800고지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교보증권도 800선 돌파를 위한 모멘텀은 금리하락이라는 유동성 측면이라기보다는 경기상승이라는 펀더멘털 측면에 있다고 분석했다. 또 주가 800선 이후에는 금융장세가 아니라 경기상승과 기업실적 개선을 반영하는 실적 장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종목별로는 거래소시장이 800선에 안착해 대세상승을 향할 경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기전자업종이 다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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