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은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제시한 양해각서(MOU) 초안 내용이 수용하기 어려운 무리한 요구가 상당수 있다고 판단, 우리측에서 수정제안서를 만들어 역제안(카운트 오퍼)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또 향후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 대안으로 ‘독자생존론’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3, 반도체면
17일 하이닉스 채권은행 고위 관계자는 “마이크론의 MOU 초안은 기존의 무리한 요구를 일부 고친 것도 있지만 대체로 우리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곳곳에 담고 있다”면서 “일단 공식 MOU 내용이 아닌 만큼 우리측의 수정제안을 마련해 후속협상을 제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이르면 18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마이크론 MOU 초안에 대한 채권단의 공동 대응방침을 논의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특히 △매각대금으로 받을 마이크론 주식의 매각 제한 △주식 50%를 위탁(에스크로)계좌에 입금시킨 뒤 추후 부실 발생시 일정부분 회수 △후순위채 인수를 골자로 한 신규자금 요청 등은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또 최근 D램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 하이닉스의 독자생존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하기로 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지난 10월 2조9000억원 상당의 부채를 출자전환하기로 결정할 때만 해도 하이닉스의 독자생존을 기준으로 삼았다”면서 “출자전환 당시 내부적으로 상정한 D램(128M SD램 기준) 가격이 1.75달러였는데 지금은 4달러가 넘는 만큼 독자생존 가능성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독자생존을 추진할 경우 신규투자재원 1조원을 하이닉스에 추가투자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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