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대통령` IT정책 10대 과제](8)IT관련법 조정 및 통합-따로국밥 법 체계..IT산업

　전세계가 IT대변혁의 물결에 휩싸여 있다. IT는 사회를 네트워크형 구조로 대체함으로써 기존 시스템의 변혁을 촉진하거나 재구성하고 있다. IT세계는 90년대 후반 이후 놀라운 발전을 가져왔다. 지난 69년에 탄생한 인터넷이 속도·능력·편리성 등의 면에서 급속도로 개선, 경제 및 생활현장에 본격적으로 활용되면서 기업전략이나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범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IT혁명은 첨단 IT 국가전략 추진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말 본지가 조사한 설문에서도 많은 네티즌들은 IT대통령이 추진해야 할 주요과제로 ‘IT통합법 제정’을 꼽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처별로 산재한 100여개에 이르는 IT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해 범국가적이고 전략적인 IT시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T관련법의 조정 및 통합, 왜 필요한가=정보화는 선진국 수준으로 평가되는 반면 IT산업의 기술력이 낮아 핵심제품의 해외의존도는 심화되고 인력부족 문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나 IT산업을 국가경제의 성장기반으로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IT산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8%나 되지만 산재한 수많은 관련법은 관장하고 통제할 수 있는 기구나 법체계가 갖춰지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이미 IT기본법을 제정, 민간과 정부 공동으로 IT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IT산업을 기반으로 아시아의 경제대국으로 발전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각종 IT관련법을 정비하고 관장할 수 있는 통합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IT산업은 대규모 정보통신 인프라를 중심으로 정보통신서비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 업종간 수평적 네트워크 구조를 가진 시스템산업으로 이들이 유기적으로 결합·융화돼야 시너지효과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IT분야에서는 예컨대 디지털콘텐츠와 각종 인터넷서비스 등 새로운 업종이 계속해서 창출되고 있다. 따라서 업종별 구분방식에 의한 기존의 법률로는 IT산업 육성시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관련법을 조정해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동시 발전 및 IT산업의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IT산업 육성과 관련한 법으로는 정보화촉진기본법과 전기통신기본법 등 100여개에 이른다. 이들 법은 IT산업관련 일부 조항이 있으나 IT산업의 양적인 성장속도에 맞춰 산업을 육성할 만한 법체계 및 정책추진 체계가 미비한 상태다. 따라서 관련법의 조정과 IT통합법 제정을 통해 지식정보강국의 중심축을 완성한 후 개별법 제정이 필요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을 담아야 하나=각계 전문가들은 국가적인 IT산업 발전을 위한 IT통합법에는 IT산업발전에 관한 중요정책을 입안하고 계획수립 및 시행을 위해 민간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대통령 자문기구의 설립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 △IT산업의 발전목표 및 정책의 기본방향 △IT혁신에 관한 사항 △IT교육 및 전문인력 양성 △IT기업의 창업 및 성장지원 △IT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활성화 계획 △IT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등이 포함돼야 한다는 데 대체적인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

　산업발전에 필요한 핵심기술의 개발과 수준향상을 위해 생명기술(BT), 나노기술(NT), 환경기술(ET), 문화기술(CT) 등 유관분야의 결합을 촉진시킬 수 있는 내용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또 IT개발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대책수립과 함께 중복지원방지시스템 구축 및 운영에도 법적 근거를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우수 기술에 대한 자금지원과 전통산업의 IT 활용 촉진을 위한 민간이전 및 기술거래를 지원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법에 따라 차이가 나는 표준화 추진 관련 사항을 조정하는 한편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표준화관련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도 제도적으로 강구돼야 할 것이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