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CEO]이부경 리테일네트워킹 사장

 ‘우리나라 소매 유통정보화의 전도사.’

 국내 중소 유통·물류 관계자들은 이부경 리테일네트워킹 사장(49)을 두고 주저없이 이렇게 말한다.

 네트워크 판매시점관리(POS) 시스템 전문업체 리테일네트워킹(http://www.rnet.co.kr)의 이부경 사장은 10년 넘게 소규모 유통업체에서부터 정부기관들을 찾아다니며 유통정보화의 필요성을 설파, 국내 유통산업을 한단계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그러다보니 유통업계에서 ‘이부경’이라는 이름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이 사장은 ‘유통정보화’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19일 한국유통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올해 유통대상에서 개인이 수상하기는 이 사장이 유일한데다, 여성으로서나 유통·물류를 지원하는 기업인으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돈은 많이 벌지 못했지만 중소 유통업체의 정보화에 정말 기여했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이 사장은 힘든 역경을 헤치고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 귀감이 되는 CEO다. 지난 81년 일본 유학길에 오른 그는 일본공학원에서 2년 동안 정보처리학을 공부한뒤 마쓰시타에 들어가 유통·물류 프로그래밍 업무를 맡아 했다. 90년에 한국에 돌아온 그는 취직자리를 알아봤으나 여성이라는 장벽에 막혀 직장을 얻지 못했다.

 “일어와 컴퓨터 기술이 있어서 취직이 잘 될줄 알았죠. 그런데 어느 곳에서도 내 전문기술을 인정해주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는 창업의 길을 택하고 90년 9월 전재산 2600만원을 털어 한국다이코통신을 차렸다.

 창업초기 소프트웨어 개발용역을 하던 이 사장은 국내 처음으로 POS시스템을 판매분야에 도입, 소매점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즉시 판매정보를 수집·가공처리해 재고관리·마케팅을 지원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특히 이 사장은 지난해 4월 기업들이 소모성자재를 공동구매해 유통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매부닷컴(http://www.gumebu.com)을 설립하고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었다.

 5년째 고려대·연세대 특수대학원에서 유통정보를 가르치는 동시에 내년 2월 명지대 유통대학원에서 석사모를 쓰는 이 사장은 요즘도 현장에 나가 전선을 깔고 공사할 정도로 맹렬인 CEO다.

 “여성 CEO로서 인력관리가 가장 힘들었어요. 후배 여성 CEO들은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소신껏 정면돌파했으면 좋겠어요.” 내년이면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접어드는데도 이 사장은 “아직은 사업에 대한 정열과 열의가 넘친다”며 전국에 걸쳐 유통 정보화를 이루고 싶다는 당찬 표부를 내비친다.

 <글=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사진=이상학기자 lees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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