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인식 기술표준화가 몇몇 변수들로 인해 안개속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은 사실상의 국제 표준인 바이오API와 X9.84로 가닥을 잡고 표준안을 발표한 데 이어 업계 의견을 수렴, 내년초 생체인식협의회를 통한 합의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그러나 바이오API는 지난 9월 미국 NCITS(National Committee for Information Technology Standards)에서 ANSI(American National Standard Institute) 표준으로 채택됐고 X9.84는 최근 ISO 표준(ISO/IEC DIS 21352)으로 결정돼 국제 표준인 이들을 따라야 한다는 의견에는 큰 이견이 없지만 몇가지 변수로 난항을 겪고 있다.
◇윈도 차기 버전에 BAPI 통합이란 변수=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이오소프트웨어(I/O Software)의 B(Biometric)API를 윈도 차기버전에 통합시킨다고 발표했다. 이후 윈도XP 이후 버전(following XP)에 BAPI가 통합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바이오API와의 주도권 다툼이 예상돼 관계자들dl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하대 이필규 교수는 “바이오API는 50여개의 민간업체가 속한 컨소시엄이 주도하고 있어 사실상의 국제 표준이지만 윈도에 BAPI가 채택될 경우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며 “바이오API로 표준안을 제안했지만 BAPI에 대한 연구도 진행해 표준화에 참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 표준이 함께 사용될 것으로 점치는 의견도 있다. 니트젠 신현배 연구팀장은 “양자가 부딪치는 구도지만 BAPI는 디바이스의 세밀한 동작까지 규정한 하위레벨 지향적인 성격을 갖는다면 바이오API는 비교적 평이하게 일반 애플리케이션을 규정하는 상위레벨 지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병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일정 늦추자는 의견 돌출=일부 업체가 X9.84의 빠른 표준화 절차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KISA 김재성 팀장은 “생체인식 전송 데이터 포맷인 X9.84는 일부단계를 생략하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으로 ISO 표준화가 진행돼, 12월 5일까지 각국이 동의여부를 밝히면서 반영사항을 제안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최근 토론회에서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후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히 제기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금융권에 맞춰 개발된 X9.84는 보안레벨이 높고 이론적으로 완벽하지만 표준이 제정될 경우 시간과 인력이 부족한 국내 업체들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며 “대부분의 업체들이 전송시 보안에 관련된 기술이 부족해 이 부분을 보강한 후 표준을 제정하자는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갈 길은 가야=생체인식기술 표준화의 필요성은 이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생체인식기술의 다양한 적용과 신규 개발의 물꼬를 트려면 표준화가 필수라는 것.
니트젠 정순원 연구실장은 “생체인식기술 적용을 주저하는 이유로 확실한 표준이 없다는 점이 주로 지적된다”며 “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시에도 표준을 따르는지의 여부를 제일 먼저 확인하는 만큼 국내 표준 설정과 표준관련 기술확보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시큐아이티 이주형 사장은 “해외 선두업체들이 관련 표준 제정에 앞다퉈 나선 지금 서두르지 않으면 앞으로 이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며 “몇가지 표준안이 서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세계시장 경향에 맞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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