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개발하랴, 경영하랴, 24시간이 모자란 벤처업체 CEO가 총 3권 9편에 달하는 방대한 작품을 내놓아 화제다.
이 주인공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으로 한 우물을 파고 있는 영림원소프트랩의 권영범 사장. 그는 지난 17일 ‘CEO를 위한 신경영학’이라는 신간을 내고 모처럼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작년 9월부터 1년이 넘는 산고 끝에 나온 결실인 데다, 이익의 사회환원이라는 도덕적인 책임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통합적인 관점에서 21세기 경영학을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이제까지 나온 경영서적을 보니, 지나치게 이론 위주로 구성돼 있고 경영 전반에 관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책은 없더군요. 때문에 비경영전문가 출신이 많은 중소기업 CEO들이 참고할 만한 서적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집필을 결심하게 됐죠. 또 지금까지 경영혁신 도구인 ERP를 공급해 온 전문회사로서의 도덕적인 책임도 이 책을 출간하는 데 동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권 사장의 이같은 집필동기 때문인지, ‘CEO를 위한 신경영학’은 이론과 실무를 적절히 배합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권 사장과 함께 강병수·정혜영·송상호 경희대 교수, 김성영 방송통신대학교 교수가 공동 집필, 학계 의견을 반영했다. 특히 주제 선정부터 교수진과 협의한 것은 물론이고, 철저한 평가작업을 거쳐 객관적인 논조를 싣도록 노력했다. 이를 위해 지난 6월에는 제주도에서 일주일간 합숙하며 평가작업을 거쳤는가 하면, 추석연휴까지 자진 반납했다.
“고객사에 먼저 선물할 겁니다. 단순히 시스템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경영을 잘 하는 방법론적인 것도 제시하고 싶거든요.”
권 사장은 이 책을 450페이지 분량의 파워포인트 형태로 묶어 CD로도 제작할 계획이다. 또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요약본을 홈페이지(http://www.ksystem.co.kr)에서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대학 교재나 기업 교육용으로 널리 활용되는 것. 소중한 땀의 결실인 데다, 그만큼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후속작으로 ‘경영 진단도구’를 내 볼까 생각중입니다. 방법론과 시스템은 도입했지만 정작 기대효과를 얻고 있는지는 체크해 보아야 할 사항이기 때문이죠.”
권 사장의 오랜 경륜과 인간미가 영리추구를 일삼는 벤처 CEO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왜일까.
<글=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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