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정보화가 의료계에서 점차 확산될수록 병원의 전산실에서 근무하는 정보기술(IT) 인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마치 사람의 성격처럼 병원의 전산 환경도 다양하기 때문에 병원특성을 잘 아는 전산 인력의 도움없이는 병원 고유의 전산 환경에 적합하면서 안정된 의료정보시스템을 구현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6차 아시아태평양 지능시스템 국제학술대회(PAIS)’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의료정보학의 권위자 K C 룬 세계의료정보학회(IMIA) 회장(54)은 세계 의료정보화의 흐름을 묻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병원내 전산 인력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룬 회장은 “의료정보화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병원내에서 IT 조직의 기여도가 커지고 있지만 의료계에서 IT 인력은 핵심 조직이 아닌 단순히 지원(서브) 조직에 머물러 있는 게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의료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라며 “병원내 전산 인력의 지위 향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진은 우수한 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선 병원 환경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전산인력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전산 인력도 의료 관련 학회에서 재교육을 받는 등 적극 활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원격진료는 머지 않아 의료서비스분야에서 보조적인 수단이 아닌 주요 진료 수단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IMIA내 여러 학술분과 가운데 원격진료분과의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고 전했다.
룬 회장은 “특히 전세계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어 거동이 불편한 고령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국토 면적의 크기와 상관없이 의사가 먼거리에서 환자를 돌보는 원격진료를 전세계가 적극 도입하는 게 현재의 추세”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보건의료분야에 스마트 카드를 도입하는 것도 전세계적인 관심사지만 아직까지 싱가포르·홍콩 등에서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며 처방전과 진료내역을 스마트카드에 담기 위해선 의사 집단의 절대적인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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