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업체 감산설 다시 고개드나

 ‘마지막 감산일까.’

 삼성전자와 아울러 감산에 대해 요지부동이었던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부분감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져 감산논의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지난주 D램 현물시장 가격이 오르는 등 시장 호전 조짐이 나와 감산할 업체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나 다음달초를 고비로 가격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감산설은 당분간 D램업계를 떠다닐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의 감산 배경=마이크론은 이달말께 싱가포르 D램 공장을 일주일 동안 가동하지 않을 방침이다. 감산의 필요성이 절실한 마이크론은 삼성전자가 동참할 경우에 감산하겠다고 밝혀왔으나 결국 참지 못했다. 그만큼 채산성이 악화됐다는 방증이다.  

 업계는 감산 규모와 시기를 주목한다. 마이크론이 싱가포르 공장 라인을 중단할 이달말이면 사실상 크리스마스특수가 끝난다. 수요도 없을텐데 재고만 늘릴 생산을 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그런데 마이크론은 미국 본사와 이탈리아 공장을 정상가동하고 싱가포르 공장도 일주일 정도만 가동을 중단하기로 함으로써 시장 호전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마이크론이 실제 감산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설만 퍼뜨린 것이 아니냐고 의심한다. 하지만 두 분기 연속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마이크론으로선 감산이 불가피한 선택이다.

 ◇여전히 불투명한 시장=마이크론의 감산설 덕분인지 지난주 D램 현물시장 가격은 모처럼 상승했다. 특히 9일에는 지난해 8월 이후 15개월만에 처음으로 모든 D램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업계는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흥분했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들은 D램 가격의 상승이 전통적으로 11월에 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에다 △마이크론의 감산설, 인피니온과 일본·대만업체의 통합설 △PC업체의 투자확대와 항공이용 제한에 따른 D램 선구매 확대 △D램업체의 설비 업그레이드에 따른 감산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본다.

 D램업체들은 이처럼 시황 호전쪽으로 ‘분위기’를 잡아가나 현실은 냉혹하다. 공급은 여전히 수요를 크게 웃돌며 세계 최대 업체인 삼성전자는 여전히 감산할 생각이 없다.

 최근의 가격상승은 ‘반짝경기’일 뿐 다음달에는 다시 수요가 위축되고 또다시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가격은 더이상 떨어질 수 없을 정도로 바닥이어서 당분간 급격한 추가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D램업체들은 최소한 1분기 이상을 더 버텨야 한다. 당장은 감산할 이유가 없으나 대부분의 D램업체가 누적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이어서 또다른 감산 업체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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