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양산 전기차 `인비타` 시승記

사진; 전기차 개발자인 김만식 사장이 기자에게 운전요령을 가르쳐주고 있다.

인비타는 이날 시승을 위해 경기도 일산과 여의도를 거뜬히 왕복하는 등 주행성능을 과시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양산된 도로주행용 전기자동차를 타봤다. 시승차는 전기차 벤처기업인 ATTR&D(대표 김만식)가 개발한 4인승 인비타(Invita).

 우선 외관은 클래식하고 멋지다는 표현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툭 튀어나온 두 개의 원형 헤드램프와 1930년대 올드카처럼 각진 차체 형태는 복고풍이 휩쓰는 요즘 세태에 매우 적합한 디자인이다.

 운전석에 들어서니 전원스위치와 전후진 선택 레버, 작은 히터가 달린 심플한 계기판이 눈에 들어온다. 시동(전원)을 걸고 전진레버 상태에서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니 그냥 스르르 차체가 굴러간다.

 요란한 엔진소리나 진동 따위는 전혀 없다. 그저 미끄러지듯 도로를 달릴 뿐이다. 흡사 오락실에서 경주게임을 하는 듯한 드라이빙 감각이다.

 자동차가 조용한 건 좋지만 모터회전수를 몸으로 느낄 수 없어 처음에는 속도제어가 어렵다.

 차량 뒤축에 장착된 독일제 AC모터는 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중량 420kg의 가벼운 차체를 구동하기에 충분한 가속성능을 보인다.

 신호등 앞에서 출발할 때 초기 순발력은 일반 가솔린 차량 못지 않다. 문제는 인비타의 최고속도가 일반적인 도로주행에는 다소 위험할 정도로 굼뜨다는 점이다.

 시승차는 미국 전기차 법규에 따라 최고주행속도가 50㎞ 이하로 제한돼 고속도로, 자동차 전용도로는 진입하지 못한다. 뒤에서 따라오는 차량들이 연신 클랙슨을 울리며 앞질러 간다.

 여의도 주변도로를 한바퀴 도는 동안 주변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공세와 거친 운전매너 때문에 여러번 차를 세워야 했다.

 인비타를 몰고 골목길에 들어서니 앞에서 걷는 사람들이 도무지 길을 비켜주지 않는다. 전기차는 소음이 전혀 없어 보행자가 뒤에 차량이 따라온다고 인식을 못하기 때문이다.

 한적한 이면도로에 들어서니 인비타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난다. 뭐랄까, 경치좋은 놀이공원에서 코끼리열차를 타고 한가로이 둘러보는 듯한 운전감각이 일품이다.

 평생 가솔린엔진차의 소음과 진동에 중독된 보통 운전자들에겐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인비타는 색다른 경험일 것이다.

 시승차는 프로토타입인 만큼 여러 편의장비 쪽에서 개선할 부분이 많이 보인다.

 그러나 하루 300원의 전기요금으로 재충전이 가능하고 미션, 엔진오일이나 타임벨트 등을 교체할 필요조차 없는 인비타는 경제성 면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자동차 성능에 대한 고정적인 잣대만 낮춘다면 인비타는 국내서도 주부들의 장보기 차량, 학생통학 용도로 충분히 판매 가능성이 있는 차량이라고 판단된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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