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정보기기시장 뜬다

 도로상의 차량위치와 운전경로를 알려주는 카내비게이션시스템(CNS) 판매량이 올해 6만대를 넘어 본격적인 대중화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유사한 항법기능에 무선통신까지 지원하는 카PC와 텔레매틱스 단말기까지 속속 상용화, 차량용 정보통신기기 시장이 만개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간 CNS가 독점해온 차량용 정보통신기기 시장에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모빌콤·텔레스타가 염가의 텔레매틱스 단말기로 도전장을 내밀고 네스테크와 모바인텍이 카PC로 젊은 운전자층을 공략하면서 치열한 선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기존 강자 CNS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장밋빛 쾌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국내 CNS시장을 양분해온 현대오토넷과 대우통신은 올들어 중대형차 판매비중이 늘면서 CNS 옵션판매가 전년대비 100% 이상 신장하는 등 창사이래 CNS분야에서 최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회전반의 구매력 감소에도 불구하고 본체가격만 200만원이 넘는 CNS가 날개돋힌 듯 팔리는 데 고무된 관련업체들은 실시간 교통상황에 대응하도록 FM문자방송(DARC)수신기와 CDMA통신모듈을 내장한 차세대 CNS를 출시하고 시장범위를 전 소형차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내년도 CNS판매 예상량이 10만대가 넘어서면서 웬만한 중대형차에는 CNS가 표준옵션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달부터 판매에 들어간 차량용 PC(카PC)는 사무실의 PC환경을 그대로 차안에 가져오는 독특한 콘셉트로 개발돼 컴퓨터 사용빈도가 높은 20∼30대 운전자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카PC는 기존 CNS와 비슷한 200만원선의 판매가에 차량항법기능은 물론 전자우편·웹검색·디지털오디오까지 지원한다. 윈도CE나 리눅스 운용체계를 채택해 외부확장성도 뛰어난 편이다. 카PC 제조업체인 네스테크와 모바인텍은 카PC가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고 젊은 세대의 PC선호에 딱 들어맞아 내년에는 최소 5만대 이상이 애프터마켓에서 판매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2003년 출시하는 EF쏘나타·그랜저XG의 후속모델에 오토PC를 탑재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며 같은 시기 RV차량과 트럭, 중대형차 시장에서 카PC보급률은 30%를 넘어설 전망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텔레매틱스 단말기는 운전자와 교통관제센터를 연결하는 ‘교통정보 휴대폰’ 개념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여타 차량용 정보통신기기에 비해 초기 보급가격이 저렴한(100만원 내외) 것이 최대 장점이다.

 대우자동차를 선두로 SK·현대자동차는 자사의 텔레매틱스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회사마다 3만∼10만대의 전용단말기 보급계획을 세우고 대규모 마케팅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는 이 제품이 도로교통상황에 곧바로 대응하는 장점을 갖춘 반면 교통관제센터에 접속할 때마다 꼬박꼬박 지불되는 통신요금(월평균 2만∼5만원)이 소비자부담으로 돌아가는 것이 보급 확산의 걸림돌로 보고 이의 보완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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