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FT LCD 원부자재 생산 `러시` 원가경쟁력 `비상` 걸릴라…

 대만이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용 원부자재 생산기지로 급부상해 국내 산업계의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과 대만 현지업체들이 최근 대만에 컬러필터·유리·백라이트 등 TFT LCD용 부품 생산공장을 잇따라 신설, 가동에 들어가 패널 일변도에서 관련 원부자재까지 일괄생산하는 쪽으로 제대로 된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대만에 대한 설비투자가 활발한 것은 대만이 한국에 비해 TFT LCD 생산업체수가 많고 갈수록 생산규모가 늘어나 몇년 뒤 한국만큼의 생산대국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한국에 비해 생산기술이 떨어지는데다 인프라마저 부족해 원가 경쟁력이 뒤졌던 대만 TFT LCD 업체들은 앞으로 2∼3년 안에 한국에 버금가는 산업기반을 갖출 전망이다.

 대만의 얼라이드머티리얼테크놀로지(AMTC)는 최근 3.5세대 라인용 컬러필터의 샘플생산에 들어간 데 이어 내년 2분기부터 월 8만개 규모로 양산라인을 가동, 공급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일본의 컬러필터업체 돗판프린팅과 지분교환을 통한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

 지난 6월 양산에 들어가려다 연기했던 캔두 역시 최근 월 6000∼8000개인 컬러필터 생산능력을 올해말 2만개, 내년께 4만개로 늘려 한스타와 같은 대만업체는 물론 인수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 하이디스에 대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 역시 일본의 컬러필터업체 뉴STI를 인수하기로 했으며 스미토모화학과도 제휴하는 등 기술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현지 백라이트모듈업체 프로키아테크놀로지도 지난 3분기 5만∼6만개 수준의 생산능력을 4분기에 8만∼10만개 수준으로 높여 공급처인 한스타와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 등에 대한 제품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의 아사히글라스는 2개의 3.5세대 TFT LCD 공장용 유리 생산라인과 크로미업필터 코팅라인을 대만에 세워 최근 가동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내년에 2개의 유리 생산라인을 신설하고 2003년에는 라인 1개와 유리로도 신설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애초 한국 자회사인 한국전기초자를 통해 TFT LCD용 유리라인을 한국에 두려 했으나 장기적으로 대만에 대한 투자가 유리할 것으로 보고 한국은 브라운관용 유리, 대만은 TFT LCD용 유리로 생산체제를 이원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TFT LCD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대만 부품 공장들의 기술 수준이 높지 않고 생산규모도 적어 당장 걱정할 정도는 아니나 투자가 늘어나고 품목도 확대될 경우 원가 경쟁력이 높아져 장기적으로는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면서 장기적인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특히 선진업체들이 최근 한국보다는 대만 투자에 적극적인 것에 유의해야 하며 국내 투자를 확대하거나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과 아울러 역으로 대중국 투자를 확대하는 전략도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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