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관리와 함께 영업이익을 내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투명경영을 통해 경제에 공헌해야 한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사장)
“핵심을 지키고 변화를 자극하며 도약해야 한다. 외형가치보다 경제적부가가치(EVA)를 우선시해야 한다.” (김형순 로커스 사장)
“혹독한 겨울을 몇번 지내봐야 한다. 최소한의 시행착오와 실패를 장려해야 한다.” (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
“경영은 기술 외에도 인간관리·마케팅 등의 조화속에 이뤄져야 한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
“인터넷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아이디어와 스피드만이 살아남는 길이다.” (이금룡 옥션 사장)
세계적 경기침체와 국내경기의 동반부진으로 벤처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성공 벤처CEO들의 강연에서는 그들의 성공배경이 그대로 읽힌다.
최근 각 대학·단체의 최고경영자과정, 또는 강연회에서는 내로라할 벤처CEO들의 초청강연이 한창이다. 경기침체가 확인된 만큼 강연주최측도 어려움을 겪어낸 안철수·김형순·장흥순·변대규·이금룡 등 성공 벤처CEO들을 초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 벤처CEO의 강연속에서는 난국을 돌파한 경영철학과 지혜가 배어나온다.
강연내용과 본인의 말로 굳이 분류하자면 안철수 사장은 ‘정석경영’, 변대규 사장은 ‘종합경영’, 김형순 사장은 ‘핵심주도경영’을 각각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장흥순 사장이 ‘벤처정신’과 ‘핵심 중심의 확산경영’을 내세운다면 이금룡 사장은 ‘아이디어와 속도’를 강조하는 CEO다.
이달들어 브이소사이어티VS포럼, 나눔문화포럼 등에서 강연한 안철수 사장은 저서 ‘영혼있는 승부’에서처럼 투명경영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면에는 이익은 물론 벤처기업의 위험관리·매출생성모델 확보를 강조하는 경영자의 치열한 자기관리가 숨어있다.
지난 25일 고려대에서 강연한 김형순 사장은 경영 마케팅 전공자답게 정연한 이론을 바탕으로 핵심주도형 경영방식을 주장했다. 김 사장은 매출·외형·주당순이익(EPS)보다 현금흐름·자본효율성 중심·경제적부가가치(EVA) 위주의 경영을 강조한다. 그는 경제의 파고와 함께 진화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벤처생존과 직결돼 있다고 강조한다.
터보테크 장흥순 사장은 최근 벤처협회장으로서 정부의 벤처투자이익공유제에 대해 지지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누구보다 치열한 벤처정신을 강조하는 경영자다. 최근 강연활동을 자제하고 있지만 상반기에 벤처정신을 강조한 강연내용은 IMF 외환위기 때 서울사무소를 충주로 이전하면서 견뎌왔던 치열한 생존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장 사장의 지론 가운데 “벤처기업은 핵심사업을 근간으로 이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대나무뿌리경영론’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늘상 강조하는 이 이론은 벤처가 연관성 없는 여러 사업을 벌이면 안된다는 것.
최근 회사의 급성장으로 분주해진 변대규 사장 역시 정석 중심의 종합적 경영중요성을 강조하는 경영자다. 그는 주로 벤처일반론만 강연해왔지만 그와 얘기해본 사람들은 신사 스타일인 그의 기본을 중시하고 조화에 바탕을 둔 정석을 높이 평가한다. 최근 전경련 초청강연에서도 기본원칙 정도를 강조했다는 그는 “앞으로 기술만으로는 벤처를 할 수 없으며 제반요소가 섞인 종합경영을 강조할 생각”이라며 ‘생각하는 경영철학’을 강조했다.
다음달초 대구벤처인들에게 특강할 예정인 이금룡 사장은 인터넷시대 도래에 따른 유통·고객의 변화와 함께 벤처의 속도경영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들 성공 CEO의 강연은 벤처인들에게 ‘올바른 방향 설정과 벤처정신에 뿌리를 두면서 매출생성모델과 핵심역량을 키워라’라는 새삼스런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 @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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