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ASP로 성공하려면

◆이넥션 대표이사 안종호 jhahn@ennection.com

 

 온라인서비스임대(ASP) 시장에 대해 IDC는 최근 “ASP에 대한 부정적인 평판 때문에 2001년 이후 대부분의 ASP 업체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언론과 IT업계의 ASP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못해 잔혹하다. 세계 경제의 견인차이며 정보기술 업계의 또 다른 금맥이라던 지난해 이맘때의 칭찬은 사라진 지 오래다.

 ASP는 도입 1년만에 마치 한순간의 해프닝처럼 막을 내리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마치 ASP가 몰락하는 듯한 작금의 상황은 고객 관점의 진정한 ASP가 탄생하기 위한 전초전일 따름이며 막연한 장밋빛 환상에서 냉정한 현실로 돌아오는 뼈아픈 과정이다.

 지난해에는 SI, ISV, IDC, ISP 등 일부 IT 공급자 중심의 ‘대세’를 앞세운 사업 진출이 지나치게 많았다. 물론 이들은 이익창출의 새로운 수단으로써 ASP에만 관심을 두었으며 이 때문에 고객가치 중심적인 진정한 ASP 모델은 ‘거품섞인 유행’에 의해 가려졌다.

 그러나 ASP로 성공하려면 공급이나 제품 중심이 아닌 진정한 고객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

 ASP는 1회성 구매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계약 이후의 지속적인 컨설팅과 관리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 IT 전문가가 부족하고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주요 고객이기 때문에 ASP는 영업단계에서부터 치밀한 요구 분석을 해야 하고 고객의 환경과 의지에 적합한 IT 환경을 구축해 주어야 한다.

 모든 IT가 그렇지만 특히 ASP는 온라인상에서 IT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서비스모델 특성상 ‘중소기업의 e비즈니스화’를 위한 견인차의 임무가 크며 이에 따라 e비즈니스를 가능케 하는 ‘원스톱 토털 서비스’를 지향해야 한다.

 따라서 고객 관점의 ASP사업자는 특정 제품이나 솔루션에 의존적이어서는 안된다. 중소기업을 비롯한 기업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솔루션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어야 하며 사전 사후 요구분석과 컨설팅, 고객 관리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고객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신속하게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업종별, 형태별 비즈니스에 따라 재빠르게 대응이 가능한 표준모델별 솔루션과 컨설팅 방법론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ASP를 어렵게 하는 커스터마이징 요구를 최소화하고 비용 절감을 실현하려면 표준모델 확보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고객 관리가 생명인 ASP는 업무지원 서비스, 부가정보 시스템 등 종합적인 비즈니스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서비스 요구는 때로 영역을 가리지 않고 다종다양할 뿐더러 부가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ASP 사용수수료라는 위험한 수익모델의 틈새를 메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ASP는 SW나 HW 중심의 물리적 관점에서 벗어나 고객 관점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원스톱으로 통합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ASP는 서비스업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고 비로소 잠재된 미래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사회비평가이며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최근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기업들은 물적 소유를 무조건 털어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21세기에는 시장의 자리를 네트워크가 차지하게 되고 우리는 네트워크에 접속함으로써 모든 것을 사용하는 ‘접속 체제’로 돌입한다”고 주장했다.

 정보기술 및 업무 혁신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온라인을 통해 임대, 사용하는 개념의 ASP는 이러한 ‘접속의 시대’로의 커다란 흐름 안에 서 있다.

 10여년 전 인터넷의 사업적 가치에 흔쾌히 동의한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심지어 줄곧 IT 업계에 종사해온 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금 인터넷은 업무와 생활의 필요조건이며 사업 성공의 핵심요소로 자리잡았다. 우리는 이러한 확신을 갖는데 무려 10여년을 투자했다. 그런데 하물며 인터넷을 이용한 임대형 IT 서비스 모델인 ASP가 단시간 내에 논란없이 안착되기란 쉬운 일이 아닐 터이다.

 우리는 고객가치 중심적인 관점을 틀어쥐고 보다 트렌디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ASP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트렌드란 사업 현실이라는 거친 비바람 속에서 오랫동안 익히고 묵혀 탄생되는 열매와 같은 것이며 트렌드와 고객을 중심에 둔 사업모델은 영속적 발전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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