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천진난만한 소녀 같은 모습을 간직한 이정근 사장(40)은 아직도 작가라는 호칭이 더 친숙하다.
“프로덕션을 차리기까지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내면의 욕구가 안주하라는 현실의 외침을 밀쳐냈습니다.” KBS 다큐멘터리 작가로 명성을 날린 그녀는 독립의 동기도 작가답게 표현한다.
이정근 사장은 최근 오랜 방송 전속작가 생활에서 벗어나 제이드팰리스(옥당)라는 독립프로덕션을 차려 뒤늦게 비즈니스계에 뛰어들었다.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바로 이런 이야기를 영상에 담고 싶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프로덕션을 차린 후에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여전히 다큐멘터리 외주일로 바쁘지만 영상자서전 작가로서 다시 태어나고 싶은 꿈을 펼치기 위해 여념이 없다. 그 중에서도 IT업계 인사들을 가장 먼저 염두에 두고 있다. IT분야 사람들이 내일을 열어가는 주인공이라는 작가적 후각의 발로다.
“영상자서전은 새롭게 도전하는 분야지만 여전히 다큐멘터리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아요. 저의 강점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기에도 적당하고. 하지만 보다 다양한 영상물을 만들어보고 싶은 게 솔직한 욕심입니다. 21세기는 콘텐츠 시대이고 콘텐츠의 황제는 바로 영상물입니다.”
80년대 유명잡지 여원 기자로 필력을 쌓은 후 주변에서 일과 결혼했다고 할 정도로 일에 매달려온 그녀는 분야를 막론하고 지인이 많은 마당발로, 인터뷰 베테랑으로 유명하다.
“사업을 시작하고부터는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들마저 새롭습니다. 사람들의 말속에 전에는 몰랐던, 갖가지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가 샘물처럼 솟아나오는 것 같아요.”
그녀는 엔터테인먼트 영상물의 홍수속에서도 자연처럼 순수하고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진솔한 영상물을 세상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꾸밈없이 웃는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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