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코리아 홍석기 상무(skhong@hrkorea.co.kr)
IMF에서 빌려 쓴 돈을 갚았다는 소식에 기뻐할 수만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고용 안정과 사회 복지 제도가 미흡한 상황에서 겪어야 하는 구조 조정과 실업 증가는 또 다시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20여년 전 전자계산학을 공부하던 때를 회상하면 급속한 정보 산업의 발전에 놀라울 따름이며 최근 IT 전문가를 만나면서 느꼈던 몇가지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첫째 IT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화려한 학력과 경력, 탁월한 기술을 갖고 있어도 자신의 능력을 표현하거나 전달하는데 미흡하다. 자신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기술이나 솜씨를 제시해 보라고 하면 한번씩 사용한 프로그래밍 언어나 하드웨어 또는 OS를 모두 보여 주며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채용하고자 하는 인재는 만능 연예인이나 엔터테이너가 아니라 특정 분야의 전문가다. 어떤 이는 자신이 수행한 프로젝트와 쌓아놓은 영업 실적을 설명하고 전달하는 방법이 미숙하다. 정리되지 않은 내용으로 얼버무리는 모습은 전문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진행한 프로젝트에 대한 정확한 현장 감각은 물론 수행 기간, 업적의 효과와 자신의 기여도 등을 정리해 준비한 후 이력서를 쓰거나 면접을 볼 기회가 있을 때 일목요연하게 표현할 때 ‘몸값’을 높일 수 있다.
둘째 회사를 옮기려는 목적이 너무 근시안적이거나 작은 보수에 연연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자신의 경력 관리와 기술 향상을 위한 계기로 전직을 한다고 하지만 면접 과정에서 내막을 들여다보면 자신의 성격 결함이나 조직 내에서 불화, 업무 능력의 부족이 근본 원인임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연봉 몇 백만원에 이직과 전직을 결정하는 젊은이의 자세는 그 사람의 믿음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자신은 업계에서 탁월한 대우를 받고 자신의 경력이 화려하다며 이력서를 던지지만 정작 고용주나 사업가는 인격과 품성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경력도 없으면서 해외 대학의 MBA를 갖고 있다며 자신 있는 표정으로 높은 보수를 요구하는 사람을 대할 때는 답답할 뿐이다. 적어도 한 곳에서 3, 4년 이상의 경력을 쌓으며 조직 생활에서의 적응력과 다양성을 배양하고 여러 계층의 사람과 어울려 일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점을 배우려는 겸손이 따라주었으면 좋겠다.
셋째 선택하고자 하는 기업을 판단할 때 단순한 급여나 보수 이외에 최고 경영자의 도덕성이나 인격, 회사의 비전과 경영 방침을 고려하자. 직원 규모나 화려한 외형에 현혹되지 말고 재무 상태의 건전성과 사회적 평판, 가치 있는 솔루션과 고객을 대하는 자세 등을 세밀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가능하면 희망하는 회사를 직접 방문해 직원들의 표정과 사무실 분위기를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끝으로 자신의 기술이나 경력을 활용할 분야라면 유연한 근무 형태나 고용 방식을 받아들여야 한다. 몇달째 쉬면서도 이름 있는 회사의 정규직만 고집해 시간을 허비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프로젝트에 따라 옮겨다니면서 능력에 걸맞은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고용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기술력과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면 근무기간이 한 두 달이든지, 일해야 할 장소가 어디든지 자신 있게 덤벼들 수 있어야 ‘프로’ 본연의 자세다.
요즘 젊은이 중에는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하는 전문가가 많아 오히려 단위 프로젝트에 적격이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이 때문에 언제 어디든지 자신이 원하는 곳을 찾아 그만한 대가와 인정을 받고 자신을 실현하면서 이력서에 경력을 덧붙이는 희열을 맛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요소를 충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의 하나로 독서를 권하고 싶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제시하는 자기 계발 비법, 기업 발전을 위한 경영 서적, 우수 기업의 총수들이 겪어온 길을 기록한 자서전에는 다양한 방법의 해결책과 경험에 입각한 대안들이 가득하다. 상황에 따라 취사 선택하면서 모방과 창조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실업자는 많지만 탁월한 인재가 없다는 IT 업계 인력난의 원인을 곰곰이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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