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불볕 무더위 속에서 주문진으로 가족과 함께 피서를 다녀왔다.
건어물 도매를 하는 장사꾼이라 사업용차인 봉고에 아내와 5살난 딸아이를 싣고 오전 10시경에 청주에서 출발해서 12시경에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중간 휴게소에서 미리 싸온 김밥을 먹고 대관령으로 가는데 슬슬 지정체가 시작되더니 대관령 정상 부근에서 꽉 막혀서 꼼짝도 못하는 것이었다. 출발전에 막힌다는 뉴스는 접했지만 ‘설마 추석이나 설날도 아닌데 막히겠는가’하는 생각으로 우회국도로 가지 않고 고속도로로 진입한 것이 잘못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딸아이가 기분에 들뜬 나머지 김밥을 급히 먹다 체해서 아프다고 보채는데 이미 기운은 쭉 빠진 상태였다.
미리 약을 못 챙긴 것도 잘못이지만 고속도로 위라 어디서 약을 구할 수도 없기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대관령 고개를 조금 내려가다 보니 마침 ‘고객지원’인가 하는 안내판이 보였다. 소화제와 물병을 받아 딸에게 먹이고 제대로 고맙다는 인사도 못한 채 출발했다.
약을 구하기 전까진 이렇게 지정체가 되도록 방치한 관계자에게 매우 화가 치민 상태였다. 또한 그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욕을 하고 지나갔다. 하지만 고속도로 차량을 위해 찜통같은 더위에도 땀을 줄줄 흘리며 고생하고 있는 관계자들을 보면서 너무 심하게 굴었다는 미안함을 느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쌓여 있는 쓰레기와 찌든 상혼에 서로가 불쾌하지만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고 오늘보다는 내일을 더 중시하면서 살아간다면 우리사회가 더욱더 희망차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윤권석 청주시 흥덕구 수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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