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B2B가 살길이다

 ◆일렉트로피아 이충화 사장 chlee@e-pia.com

 

 전자상거래(EC)의 기원은 미국 국방성의 구매조달 체계 개선 프로젝트(CALS)에서 시작됐다. 80년대 초 국방성의 조달업무 체계가 많은 도면(당시 2억장)과 종이 문서의 사용으로 기간이 소요되고 인력이 급증하자 이를 PC를 이용한 디지털 거래기반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민간기업으로 확대되면서 B2B의 개념이 정립됐는데 우선 글로벌 기업들의 구매조달체계를 변화시켰고 이들은 다시 협력업체에게 B2B를 의무화하는 형태로 확대됐다.

 90년대에는 대기업들이 EC체계를 구축한 협력업체에 시스템 도입비용을 지원하거나 거래시 인센티브를 주었고 2000년대 들어서는 거래 전제조건으로 EC를 의무화하는 추세다.

 이러한 현실에서 최근 제기되는 국내 B2B 위기론에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B2B 위기론은 e마켓플레이스의 수익성 저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우리 기업들의 거래관행 때문이라고 하지만 필자는 이보다는 오히려 다가오는 21세기 디지털 경제의 실체는 무엇이고 이를 대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본다.

 물론 현재 B2B 사업방향에는 불확실한 변수가 많다. 종종 B2B시장을 증권거래시장과 비유하곤 하는데 요즘 거래수수료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추세를 보면 적어도 B2B 시장에서 온라인 중개 수수료만을 기반으로 하는 수익 모델은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B2B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위한 노력은 당연한 것이다. e마켓의 선두주자 그룹에 속해 있는 ‘프리마켓’의 경우 이미 온라인 옥션 중심의 단순거래 수수료 징수 사업모델에서 복잡한 제품의 거래에 이르기까지 전문적 경험을 바탕으로 계약 체결 및 완료의 전반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사업모델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EC 경영환경에서의 e마켓 모델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전형적인 ‘온라인 트레이딩 모델’이다. 지금까지 e마켓들이 e트레이딩 서비스를 통한 거래 수수료 중심의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었다면 앞으로는 거래에 필요한 e카탈로그, e프로큐어먼트 서비스를 강화해 서비스 이용료를 통한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둘째 유형은 ‘B2B IT 인프라 지원모델’이다. 기업이 EC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자신을 포함한 전 밸류체인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내외부 프로세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가능하다. 내부의 시스템은 각 기업이 스스로 구축할 수 있으나 기업간의 연결 프로세스는 기업 단독으로 구축 또는 운영할 수 없다. 따라서 제3자의 시스템 구축·운영 기관이 필요하며 이 역할을 e마켓들이 담당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 유형은 ‘협업지원 모델’로 e마켓의 잠재적 수익가치를 가장 크게 할 수 있는 모델이다. 이는 온라인 기능만으로는 충족시켜 줄 수 없는 모델로 공동 구매, 중소기업간 자원의 공유, 공동 AS망 등이 해당된다.

 이처럼 어떤 모델이든 e마켓들은 자신의 처지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모델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사업모델을 가진 e마켓들이 연동(M2M) 형태의 결합을 통해 더욱 안정된 형태로 발전될 전망이다.

 국내 현실은 급격히 진전되고 있는 B2B 경영환경에 대비해 정부 및 기업들이 다각도의 대응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중견,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과 인력의 열세로 구체적인 전략과 실행 계획없이 불안하게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중견·중소기업의 EC 활성화는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숙제라고 할 수 있다. 유럽이나 싱가포르에서는 정부가 퍼블릭 e마켓에 참여해 중견·중소기업의 EC화를 앞당기려는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 정부도 1만개 중소기업 정보화 사업과 업종별 B2B 시범사업을 통해 EC활성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기업의 B2B 성공사례를 만들고 이를 확산시켜야 한다. B2B 업체들도 새로운 정보화 시대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많은 중견, 중소기업들에 그 방향과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오프라인기업들은 B2B가 피할 수 없는 대세임을 인식하고 이를 직접 실천하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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