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물건을 산다.’
5년전 인터넷 쇼핑몰이 첫 문을 열었을 때, 그 가능성은 부정적이었다.
물건을 만져보고 사야만 직성이 풀이는 우리 소비자들은 그림만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더구나 판매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인터넷 쇼핑몰은 그야말로 불가능으로 치부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불과 5년이 흐른 지금, 그 변화는 상상을 초월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97년 당시 100여개가 안되던 쇼핑몰은 올 3월 기준으로 약 2000여개에 달하며 회원수와 매출액 또한 엄청난 증가세를 보였다. 인터넷 사용인구는 2200만명으로 우리나라 국민 2명 가운데 1명은 적어도 한달에 한번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고 그 중 14.4%의 이용자가 지난 석달 동안 온라인 쇼핑으로 물건을 구매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 쇼핑몰 이용자의 증가는 쇼핑의 편리성, 시간과 노동력의 절감, 유통단계 축소에 따른 물품 가격의 인하 등 여러가지 장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터넷 쇼핑에 이런 순기능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문제점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오프라인 쇼핑몰은 다리품을 파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나 정작 구매하고자 하는 물품이 결정되면 구매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은 필요한 물건을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는 있으나 구매 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보다 많은 신중을 필요로 한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인터넷 쇼핑몰상에 제공되는 정보의 부족을 가장 크게 꼽고 싶다. 제품의 상세 정보 보기는 단지 이미지의 확대 기능만 가지고 있을 뿐인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제품에는 측면, 단면, 후면, 앞면 등의 4면체가 있으나 오로지 앞면만 강조할 뿐 크기나 재질, 사용상의 특이점, 유사제품과의 차이점, 사용층 등 많은 정보들이 누락되기 일쑤다.
우리는 물건을 구매할 때 그 상품의 특성에 따라 오감을 다 이용한다. 만져보기도 하고, 냄새도 맡아보고, 착용도 해보고, 다른 사람의 의견도 들어보고, 그런 후에 구매를 결정한다. 온라인의 특성상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적어도 소비자의 입장에 서서 소비자의 판단에 도움이 되는 상세한 정보의 제공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모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일부에 국한되나 동영상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한다. 또한 일부 서점 사이트에서는 책 일부를 보여주기도 하고 소비자의 리포트를 도입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그런 곳은 역시 회원수와 판매수익도 크다고 한다.
앞으로 많은 인터넷 쇼핑몰들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문제 인식을 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길 기대해 본다.
유한영 서울 서초구 서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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