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끝난 2001 일본전자회로협회(JPCA)전시회는 세계 PCB시장의 불황에 대처하는 일본 PCB산업의 포석이 여실히 드러나 국내 PCB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PCB업체 관계자들은 이번 전시회가 PCB기술보다 PCB산업을 둘러싼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PCB업계의 새로운 경영시스템이 주된 화두로 떠올랐다고 입을 모은다.
히타치, CMK, 이비덴 등 일본의 주요 PCB업체들이 JPCA 2001쇼에 출품한 PCB제조장비는 30미크론 정밀도의 파인패턴 장비를 비롯해 다양했지만 전반적인 기술수준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전시회에 참가한 일본 PCB업체와 JPCA관계자들은 급속히 확산되는 전자제품의 위탁제조(EMS:Electronic Manufacturing Service) 환경에 대처하는 첨단 경영시스템구축이 PCB기술에 맞먹는 핵심사안이 됐다고 밝혔다.
EMS란 가전업체가 직접 생산을 담당하지 않고 전문 위탁제조업체가 제품양산을 일괄적으로 책임지는 새로운 생산양식으로, PCB업체 입장에서 가전업체와 안정적인 직거래 공급환경 대신 EMS업체의 온라인 주문에 대응하는 유동적인 생산시스템을 갖춰야만 한다.
JPCA의 한 관계자는 보수적인 일본 PCB업계에서 e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는 전자화된 경영툴을 갖추는 사례가 급속히 늘고 PCB 생산뿐만 아니라 설계까지도 PCB업체가 맡는 토털서비스가 보편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하면서 한국업체들도 EMS대응전략을 서둘러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번 전시회는 특히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세계 PCB산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고해상도, 고다층화 장비 및 재료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가는 일본 PCB업계의 의지를 한 눈에 짚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게 국내 PCB업체들의 분석이다.
JPCA는 올해 일본 PCB 생산규모가 지난해보다 8.3% 늘어난 1억5600억엔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예측은 극도의 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 유럽의 PCB업계 사정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라는 게 JPCA측의 분석.
올 1분기 현재 미국과 유럽의 PCB 생산실적은 전년동기에 비해 40∼50% 감소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불황에도 불구, 일본 PCB산업이 나름대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게 된 배경은 휴대폰에 널리 사용되는 빌드업 기판 생산이 전년대비 40%의 성장률을 보이며 플립칩, CSP, 마이크로 BGA, 연성 PCB 등 차세대 PCB사업이 호조를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일본도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반 다층PCB는 대부분 중국으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어 국내 PCB업계에 잠재적 위협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환경라운드에 대비한 ‘그린 PCB’에 대한 일본 PCB업계의 대응책은 거의 완벽하게 수립된 것으로 파악돼 국내 PCB업체들도 기술개발과 더불어 환경라운드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전자회로산업협의회(KPCA) 박완혁 회장은 이번 전시회에 대해 “원가절감과 고급화만이 국내 PCB산업의 살 길임을 실감했다”면서 “특히 일본처럼 PCB산업을 첨단 산업으로 지정,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육성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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