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벤처투자가 되살아나고 있다.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자금유입이 늘어나면서 정부 및 민간기업의 벤처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극심한 자금난을 겪어온 벤처기업으로서는 오랜만의 투자확대가 반갑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3월까지 14개 조합 1223억원에 그쳤던 벤처투자조합 결성액이 4월에는 24개 조합 286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벤처캐피털업체의 투자도 재개되고 있다. 또 5월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벤처 프라이머리 CBO(발행시장 자산담보부증권)도 벤처기업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
가장 고무적인 현상은 벤처캐피털업체의 투자 재개다. 한국기술투자·한솔창업투자·무한기술투자가 이달에만 각각 100억원 정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우리기술투자도 지난 1월부터 5월까지의 투자금을 상회하는 액수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스틱아이티벤처투자·LG벤처투자·KTB네트워크·동원창업투자 등도 이달부터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하니 심화됐던 벤처기업의 자금난이 어느 정도는 해소될 것 같다.
더 이상 투자를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는 하나 그동안 자금을 꽁꽁 묶어놓았던 벤처캐피털업계가 무려 8∼9개월 만에 투자 재개에 나선 것은 벤처업계 전체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때맞춰 발표된 정부의 벤처창업지원자금 확대도 벤처업계 자금난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 같다.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2115억원이던 벤처창업지원자금을 늘리고 연기금의 벤처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주식투자 전용펀드의 코스닥등록 벤처기업 투자 및 투자조합 출자를 늘려 정보기술과 생명기술 등 첨단 분야의 우수기술 보유 벤처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도 시들어가던 벤처열풍의 불씨를 되살리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그뿐 아니라 SK와 한국통신의 IMT2000 컨소시엄이 낸 정부출연금의 일부를 벤처투자에 투입하고 500조원이 넘는 연기금의 일부를 벤처펀드 결성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벤처투자를 촉발시킬 수 있는 요인의 하나였다.
사실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자금난을 걱정하는 벤처기업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펀드 조성만 하면 투자자들이 몰리고 코스닥에 등록하면 엄청난 자금을 손쉽게 끌어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이 침체된 4월 이후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우수한 기술력과 명확한 비즈니스모델을 보유한 벤처기업조차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 국내 벤처기업들은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렸다.
주지하다시피 지난 97년 국제통화기금 체제에 접어들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암울하던 우리 경제를 회생시킨 것은 바로 벤처기업이었다. 그 후 벤처기업의 모럴해저드가 심화되면서 적지않은 벤처기업이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나 벤처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벤처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아이디어 못지않게 사람과 돈이 중요하다. 우리가 정부지원이 필요하다고 강변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자구노력이다. 투기적 한탕주의에서 벗어나 수익모델을 개발하고 해외 투자유치나 대기업·중소기업과의 협력 등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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