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우면서도 힘있고 분명한 목소리로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해 인기를 모았던 조정민 부국장(49)이 MBC의 온라인 미디어 iMBC닷컴의 CEO로 취임했다. 조 사장은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양방향 문화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온라인 방송 미디어의 전형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세기가 이성과 이념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문화와 감성의 시대입니다. 기존의 오프라인 미디어들이 20세기적인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했다면 인터넷 온라인 미디어는 문화와 감성 콘텐츠를 주고받는 데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조 사장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온라인 방송 미디어는 그리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3대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온라인 미디어를 만들었으나 각사의 인터넷 홈페이지 수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지 못했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에 대한 두려움과 인터넷 비즈니스의 붐 때문에 사업을 시작했다가 인터넷 버블이 꺼지자 온라인 사업을 축소하거나 방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현재 미국에서 CBS를 제외하고 나머지 방송사들은 온라인 미디어 사업을 접었다.
“우리나라 사정도 비슷합니다만 방송사들이 온라인 미디어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지 않고 경쟁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물론 iMBC도 32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지만 회원수는 사업을 벌일 수 있는 기반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조 사장은 모기업 MBC의 콘텐츠를 그대로 진열해놓는 사업 모델로서는 수익성을 맞출 수 없을 뿐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온라인 미디어로 발전할 수도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사장은 iMBC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을 성공의 열쇠로 보고 있다. “MBC의 방대한 콘텐츠를 인터넷 미디어의 특성에 맞게 재가공해 서비스하는 데 치중할 생각입니다. 특히 iMBC를 n세대층이 주로 이용하는 만큼 엔터테인먼트와 문화 콘텐츠 발굴에 집중할 것입니다.” MBC 본사 및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B2B 콘텐츠 공급 사업도 벌이고 장기적으로는 온라인 미디어의 양방향성을 이용한 공중파 프로그램도 제작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내년에는 1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MBC의 온라인 미디어로서가 아니라 인터넷 콘텐츠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글=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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