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가 국내 353개 B2B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국내 B2B업계가 처한 현실과 미래 가능성에 대한 업계의 기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 응한 업체 10개사 가운데 4개사가 매출액이 전혀 발생하지 않고 흑자기업도 20개사 중 1개사도 안된다는 사실은 국내 B2B업계의 현 상황이 얼마나 열악한 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내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낙관하는 업체가 무려 72.3%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는 대부분의 B2B기업들이 현실의 어려움을 인지하면서도 앞으로 전자상거래가 기업경영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신념에 따라 B2B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으로 B2B가 미래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응답업체 개요=응답업체의 75.4%가 2000년 이후에 개설됐으며 서비스 분야는 화학(10.4%), MRO(9.0%), 무역 및 섬유(각각 8.1%), 전자(6.8%) 등이다. 업체규모는 자본금 10억원 이하의 업체가 65.5%, 종업원 수 50명 이하의 업체가 82.8%로 나타나 대부분이 중소기업이지만 자본금 10억원을 초과하는 업체도 34.4%를 차지했다.
◇거래유형=B2B거래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 더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무늬만 B2B인 업체가 적지 않았다. ‘대부분의 거래가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진다’는 업체가 32.6%인 반면 ‘온라인은 검색기능 위주, 실거래는 오프라인에서 발생한다’는 업체가 45.3%에 달해 외형만 전자상거래업체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제수단=전체의 80.8%가 은행계좌 입금방식을 이용하고 있거나 병행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전자화폐를 이용하는 업체는 4.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자어음제도에 대해 28.9%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응답,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 정책차원에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판매 및 취소·반품=구매기업중 반복구매 기업의 비율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업체의 35.4%가 반복구매 비율이 40% 이상이라고 답변해 국내 B2B 전자상거래가 초기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용하는 구매기업의 만족도는 비교적 합격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B2B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총 접속건수중 실제 구매비율이 2% 미만인 업체가 59.8%로 가장 많아 아직 실제 구매는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업체의 취소 및 반품률은 응답업체의 91.0%가 5% 미만이라고 답해 극히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품의 가격수준=B2B업체에서 취급하고 있는 상품의 가격수준은 응답업체의 48.3%가 오프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에 비해 10% 이상 저렴하다고 응답했으며 5% 미만이라는 응답도 23.9%나 돼 온라인의 장점인 가격경쟁력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비 및 배달기간=B2B업체의 물류비 비중은 응답기업의 46.7%가 3% 미만이라고 응답했으며 10% 미만이라는 기업이 전체의 92.7%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기업의 매출액대비 평균 물류비가 12.5%인 것에 비춰볼 때 국내 B2B업체의 물류비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문에서 배달까지의 평균 소요시간은 78.6%의 업체가 ‘4일 이하’라고 응답해 비교적 짧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루 만에 배달하는 업체도 20.7%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문서비스 제공=응답업체의 67.9%가 국내거래만 발생하고 있고 32.1%만 국외거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세계시장에 대한 거래실적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B2B사이트상에 영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는 39.7%에 불과해 아직 전자상거래의 글로벌화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케팅 및 광고비용=마케팅 및 광고비용에 대해 매출액의 10% 이하로 지출하고 있다는 업체가 전체의 70.9%로 나타나 홍보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이 매출액대비 20%를 초과하고 있는 업체도 12.8%에 불과해 B2B업체들의 실적이 저조한 이유중 하나가 ‘마케팅 및 광고 소홀’인 것으로 지적됐다.
◇정책과제=B2B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 및 현안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업체가 자금 및 세제, 물류와 관련된 부문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응답업체의 60.5%가 정책자금(운영자금 및 기술개발 자금)의 확대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으며, 부가세(현행 10%) 감면(52.4%), 물류망 구축 지원(48.6%)의 순으로 응답해 B2B기업들은 제도적인 간접지원보다는 당장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자금지원, 세금감면 등을 훨씬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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