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벤처기업(658)

 정치 입문<20>

 

 “화목하다고 하기에는 문제가 좀 있습니다. 고부 갈등이 있고, 그것으로 인해 서로간에 가슴에 멍울이 생겼다고 할까요.”

 “오랫동안 사셨을 텐데 아직도 갈등이 계속되던가요?”

 “같이 살지는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분가하셨나요?”

 “아내는 나에게 시집을 오면서 분명히 말했지요. 부모님하고 같이 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모시지 않겠다는 단서를 붙이더군요. 그 무렵 모시고 살 생각도 안 했지만, 그런 말을 들으니 섭섭하더군요. 아내는 그 말을 죽을 때까지 지킬 모양입니다.”

 “어머, 그럴 리가 있나요? 어머니 한 분만 계시나요?”

 “네. 아버님은 돌아가셨죠.”

 “잘 설득해 보세요.”

 “이제 아내는 모시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들어오시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건 왜요?”

 “모르죠. 며느리가 못마땅한 모양이겠죠.”

 여자는 딱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이 없었다. 나는 내 가정사를 괜히 털어놓은 듯해서 쑥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속을 보인 대가라도 찾겠다는 심정으로 그녀의 사생활을 물었다.

 “이혼한 마지막 남편하고는 정말 이혼이 되었나요?”

 “이혼을 했으니 이혼이 될 수밖에요.”

 “전에 듣기로는 부채 때문에 편의상 이혼을 하셨다고 들어서 어떻게 지내시나 하고요.”

 이혼을 하고도 같이 살고 있느냐고 물고 싶었지만, 직접 묻기가 좀 뭐해서 말을 돌려서 했다. 여자는 말뜻을 단번에 알아듣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이혼을 하고 별거를 했어요. 처음에는 편의상 그렇게 했죠. 그런데 그게 정말 이혼이 되더군요. ”

 “별거를 하자 멀어지던가요?”

 “별거를 하자 전 남편이 다른 여자를 가까이 했어요. 전에도 그랬는지 모르죠. 내가 몰랐을 뿐이지. 그 사실을 알자 실제 이혼이 되었죠, 뭐. 참 인생이란 묘하죠?”

 “글쎄요. 인생이 묘한 것인지 어려운 것인지 잘 알 수 없군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삶의 질곡을 한탄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