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기업에 몸담고 있는 영업직 직원이다. 나는 항상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중소기업이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사실 특정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많이 있다면 그만큼 국내 경제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정부도 기회 있을 때마다 중소기업 육성 및 지원정책을 강조하고 있고 또 이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중소기업을 육성키 위해 오랫동안 유지해온 지원정책 중 하나로 단체수의계약제도가 있다. 특정 품목군에 대해 대기업이 참여할 수 없도록 하면서 중소기업에 우선권을 주고 정부가 중소기업들로부터 관련 품목을 구입해주는 것이다. 현재 단체수의계약 규모는 연간 4조원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국내 중소기업들은 안정적인 판매망과 수익구조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단체수의계약제도가 일부 조합과 회원사들의 이익보전을 강화해 줌으로써 당초 취지를 벗어났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고 본다. 이에 대해 중소업계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컨대 올해 들어 중소기업 정책의 소관부처인 중소기업청은 단체수의계약품목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150여개로 지정키로 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운용규칙 위반 및 불공정사례 등으로 단체수의계약 품목에서 제외됐던 품목 등이 다시 지정되기도 했다. 또 일부 품목에 단체수의계약 비율이 편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애초 정부부처에서는 단체수의계약에서 관련 조합 및 회원사의 불공정 편중지원 등의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지난 9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전체 품목의 20%를 줄여 나가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체수의계약 품목수 폐지가 존속으로 바뀐 것은 일부 조합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이 중 일부 품목은 기술개발 노력이 크게 필요없는 것이던데, 이같은 품목까지 단체수의계약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따라서 이같은 단체수의계약 품목수의 현행유지가 기득권을 가진 중소기업 관련 조업 및 몇몇 회원사에만 이익을 주는 데 그친다는 생각이 든다. 더이상 전체 중소기업을 위한 제도는 아닌 것이다. 오히려 대기업이 참여하지 않는 품목과 불공정 편중지원 등의 문제점이 드러난 품목에 대해서는 과감히 단체수의계약 범위에서 제외하는 게 낫다.
아울러 단체수의계약 납품자격도 전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신규 중소기업의 참여를 힘들게 하고 있다.
특히 요 몇년새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많이 생겨났는데, 이들에도 단체수의계약 참여가 쉬운 게 아니다. 기술과 품질 좋은 품목을 정부가 구입하고 이를 유도하기 위해서도 이들에게 기회를 확대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진병익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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