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벤처기업(629)

새로운 모험<29>

『당연히 도와드려야지요.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고 싶습니까?』

『굳이 그렇게 물어본다면, 난 돈이 없어요. 돈 없이 선거를 치르고 싶지만, 최소한 기본적인 것은 필요할 듯한데, 나는 그마저 없어요. 박 총재가 나에게 국회의원에 출마하라고 했을 때 제일 먼저 그게 걱정이었어요. 내가 아무리 대중적인 인기가 있는 학자라고 해도, 최소한 경비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돈이 없단 말입니다. 그렇다고 이 집을 팔고 출마할 수도 없지요. 내가 정치에 미친 것도 아닌 이상 말이오. 오히려 정치에 회의감을 가지고 있는 입장에 집을 팔면서까지 나갈 수는 없지요. 집을 판다고 해도 몇 푼이겠소. 나에게는 아들 둘에 딸이 둘인 4남매가 있는데, 이 애들이 모두 미국에 유학중입니다. 두 아이는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준비하고 있고, 나머지 두 아이도 대학에 다니고 있어요. 학비가 엄청나게 들어가요. 내 교수 월급만으로 네 아이를 유학시킬 수 있겠소? 그래서 집사람이 시카고에서 가게를 하고 있지요.』

『네 명씩이나 유학시키고 있다니 돈이 많이 들어가겠네요.』

내가 맞장구를 쳐주었다.

『많이 들어갑니다. 교수 월급으로는 안되지요. 그러니 집사람이 부업을 할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제가 알고 있기로는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학생은 학비가 별로 많이 들지 않는다고 하던데요. 그런데도 부담이 갔나 보군요.』

『미국 시민권? 그게 말썽인데, 난 총장에 당선이 되고도 못했소. 시민단체인가 뭔가, 거지발싸개 같은 무슨 단체를 비롯해 학생 놈들이 내가 미국 시민권이 있다고 안 된다고 하는 바람에 말이오. 난 사실 아이들 학비 때문에 미국 시민권을 가졌던 것이오. 훨씬 싸니까요. 그건 그렇고, 당에서 자금 지원이 가능하겠습니까?』

『당에 돈이 없습니다. 지원을 한다고 해야 삼사억원을 지원할텐데, 그것으로 충당이 안될 것입니다.』

그는 잠자코 있다가 담배를 피워물었다. 나에게 담배를 권해서 한 개피 받아 같이 피웠다. 내가 한 동안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된 것은 정치 일선에 나서면서였다. 장 교수가 한숨을 깊이 내쉬었다.

『당에서는 지원하지 못하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도와드리지요.』

『돈을 말이오?』

나의 말에 그가 눈을 반짝 빛내면서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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