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급 시대 맞은 노트북 CPU시장 전망

국내에서도 기가 노트북PC 시대가 열리면서 노트북PC업체들은 물론 중앙처리장치(CPU)업체간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20일 인텔코리아는 국내 PC제조업체들과 함께 「1㎓ 모바일 펜티엄Ⅲ 프로세서」 제품 발표회를 갖고 본격적인 1기가 노트북PC 시장경쟁에 불을 당겼다.

이에 맞서 AMD코리아와 트랜스메타도 국내 PC업체들과 협력해 조만간 1기가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기가 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막을 연 1기가 노트북PC 시대=이날 인텔의 1기가 CPU를 탑재한 노트북PC를 선보인 삼성전자·삼보컴퓨터·LGIBM 등은 잇따라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제품이 기존 제품에 비해 뚜렷이 달라진 것은 디지털 사진·비디오 편집, 음성인식 및 3차원 게임 프로그램 등의 기능이 대폭 향상됐다는 점이다. PC업체들은 기가 노트북PC가 3차원 그래픽이나 컴퓨터지원설계(CAD)와 같은 고기능을 구현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PC업체들은 특히 1기가 노트북PC의 가격을 750㎒ PC보다 약간 높은 3000달러 미만으로 잡아놨다. 고성능 노트북PC 시장을 1기가 제품 위주로 가져가 침체된 국내 노트북PC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점화된 1기가 CPU 시장경쟁=인텔코리아는 이번에 1㎓ CPU를 국내에 출시함으로써 경쟁사인 AMD와 트랜스메타에 앞서 초고속 노트북PC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높은 지명도와 앞선 출시로 시장을 선점해 경쟁사들의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전략이다.

AMD와 트랜스메타의 대응도 한결 바빠지게 됐다.

AMD코리아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을 지원하는 1㎓급 「애슐론」 칩을 2분기 중 출시할 계획인데 이번 인텔의 제품 출시에 대응해 출시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 본격 진출하려는 트랜스메타도 최근 국내 모기업과 시제품을 개발 중인데 조만간 노트북PC용 1㎓급 CPU를 공급할 예정이다.

AMD코리아는 『노트북PC용 초고속 CPU 시장을 겨냥해 본사에서 이미 제품 개발을 완료했고 국내 업체와도 이미 노트북 시제품을 개발 중』이라며 『인텔과 달리 우리는 DDR SD램을 메모리로 채택해 처리 속도가 빠르고 가격도 싸 노트북PC용 CPU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상한 인텔코리아 상무는 『DDR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으며 이번에 출시한 1㎓ 펜티엄Ⅲ 프로세서에는 「스피트스텝」 등 모바일 프로세서에 필수적인 초고속·초절전의 기능을 고루 갖췄다』며 『앞선 기술력과 마케팅력을 바탕으로 노트북PC용 CPU 시장도 선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망=기가 노트북PC가 다음달부터 출시되나 본격적인 시장형성 시점은 일러야 올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구매력이 잔뜩 움츠려 있는 데다 이번에 나온 제품들의 성능에 대한 판단이 아직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경쟁 CPU를 탑재한 제품이 나올 때까지 구매를 늦추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CPU 속도는 빨라졌으나 아직 메모리와 주변기기 등이 지원되지 않아 제대로 성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 기가 제품의 등장으로 기존 고성능 노트북PC에 대한 구매도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기가 시대가 열리면서 노트북PC 시장은 고기능 사용자를 중심으로 대체 수요를 불러일으켜 침체된 노트북PC 시장에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특히 CPU업체들은 데스크톱PC에 이어 노트북PC에서도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게 됐다. 더욱이 노트북PC용 CPU 시장에선 트랜스메타까지 가세한 상태다.

일단은 인텔이 기선을 제압했으나 AMD와 트랜스메타의 반격도 만만찮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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