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로봇 열풍>(6)재활로봇

「로봇은 얼마나 인간을 닮아갈까.」

로봇의 진화는 신체와 로봇이 직접 맞물리는 인공지능 의수족이나 환자의 명령대로 움직이는 첨단휠체어 등 신체기능을 대신하는 재활로봇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구조의 노령화 및 산업화에 따라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와 장애인의 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며 현재 국내에서 이동형 재활장비가 필요한 인구는 80만∼100만명선으로 추정된다.

연구가 활발한 재활로봇은 21세기 노령화 사회에서 급성장하는 실버산업의 핵심축으로 부상중이다. 재활로봇의 핵심은 생체신호를 이용한 로봇제어기술이다.

팔·다리의 기능을 기계로 대체하려면 미리 입력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인간의 뇌파·근전도·안구운동·심전도 등 내부 생체신호를 추출해 자유롭게 로봇을 제어해야 한다.

이 기술은 복잡미묘한 인체의 신경전달체계 끝에 로봇 컨트롤러를 연결하므로 매우 어렵긴해도 곧바로 가전과 인터넷 등 많은 산업분야에 응용할 수 있어 경제적 파급효과는 가히 엄청나다.

미국 오토복과 일본 나부코 등 세계적인 재활장비 전문업체는 막대한 연구자금을 들여 생체신호에 반응하는 초보단계 인공지능 의수와 의족을 일부 상용화시켰다. 과거 TV에서나 보던 600만불의 사나이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재활공학연구센터는 뇌파와 근육에서 나오는 미세전기신호로 움직이는 인공지능 의수족을 개발해 오는 2005년까지 국내 지체장애인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개소한 서울대 초미세생체전자연구센터도 9개년 계획으로 생체신호를 분석해 끊어진 신경기능을 다시 복원하는 신경보철연구를 활발히 진행중이다.

전문가들은 생체신호에 따라 수족처럼 반응하는 로봇기술이 오는 2000년대 후반 완성단계에 이르러 장애인을 위한 전동휠체어, 치료용 보조기기 성능에 비약적인 향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신체에 연결하는 전동식 의수족의 경우 신경제어기술이 완성되도 모터와 배터리의 무게를 지금보다 훨씬 경량화해야 장애인의 상시착용이 가능하므로 관련 부품업계의 경량화 기술개발이 뒤따라야 한다.

재활공학연구센터의 문무성 소장은 『수명연장으로 노년기에 신체적 장애를 겪을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진다』면서 「자신도 결국 재활로봇기술의 수혜자라는 인식을 갖고 사회적 관심과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공서 건물에도 휠체어가 들어가기 힘든 국내 장애인 복지환경에서 재활로봇시장을 논하는 것은 공허한 장밋빛 예측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재활로봇은 첨단기술이 삶의 질 향상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사례이자 현실로 다가온 노령화 사회에서 노동생산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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