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개관 50주년을 맞는 국회 도서관이 「디지털도서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명실공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식 정보 중심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
선봉에는 최문휴 국회 도서관장(66)이 섰다. 그는 지난해 6월 부임 이후 국회도서관을 「지식과 정보 교류의 장」으로 새로 단장하는 데 폭 빠져 지내고 있다. 디지털도서관 얘기가 나오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청산유수처럼 말을 쏟아냈다.
『디지털도서관이 구축됨으로써 국민 모두에게 공평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정보 격차를 해소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국가 예산을 투입한 국회도서관의 디지털자료를 다른 기관과도 공유함으로써 정보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국회도서관은 지난해 말까지 정부간행물, 학위논문 등 2600여만쪽에 이르는 원문데이터를 디지털화했다. 도서관측은 이 원문 데이터를 국회내 모든 사무실에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전국의 대학·기관에 전송, 국회를 방문하지 않고도 국회도서관 자료를 이용하게 했다. 올해도 28억원을 투입해 학술지·학위논문·정부간행물·고서 등 약 700만쪽을 전산화할 예정이다.
『국회의원은 물론 국민에게 지식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국회도서관이 외국의 의회도서관 못지않은 지식과 정보의 중심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힘쓸 작정입니다.』
최 도서관장이 크게 애착을 갖는 또 다른 작업은 「입법관련 지식DB」.
2년 동안의 노력 끝에 지난해 8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간 입법지식DB는 입법·정책평가 심의와 관련된 전문가 의견·학술지·단행본·세미나 자료·언론기사 등으로 재구성, 국회의원과 입법관련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입법지식DB 서비스는 우리나라가 가장 앞서고 있습니다. 해외 선진국 의회도서관들도 아직까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일본 국회도서관 관계자들이 이를 견학하고 흠뻑 반해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그는 입법지식 DB가 「사이버 입법 보좌관」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며 자랑을 늘어 놓았다.
수십년 동안 새벽 5시에 일어나 정신과 육체를 가다듬어 왔다는 그는 사람만나기를 좋아하고 e메일로 직원들과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정열가」다. 인생의 황혼기에 대한민국 국회도서관의 「지식경영 전도사」를 도맡은 그의 사무실, 국회도서관 301호는 밤 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다.
<글=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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