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통신요금체제 크게 바꾼다

정보통신부가 오는 2002년 하반기부터 시내전화 요금에 대해 가격상한제를 도입하고 이동전화 요금을 유보신고제로 완화하는 등 통신요금 인하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

정통부는 2002년 하반기 중으로 현행 인가제인 시내전화 요금에 시내 전용회선과 함께 가격상한제를 적용키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인가제인 이동전화 요금에 대해선 향후 1∼2년간 시장경쟁 상황을 살펴 사업자가 요금을 신고한 후 일정기간을 두고 문제점을 검토해 시행하는 유보신고제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부터는 통신사업자의 통신요금 자율 원칙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통신요금 자율화 추진은 학계·사업자·소비자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이뤄졌다.

통신시장별 요금제도 개선 방향에 따르면 한국통신 시장점유율이 99%에 달하는 시내전화서비스 부문은 효율적인 요금규제를 위해 가격상한제가 도입된다. 시내전화와 같이 독점 구조인 시내 전용회선서비스도 가격상한제 도입을 원칙으로 하되 향후 파워콤 등 경쟁사업자 시장진입 효과 등을 고려해 유보신고제 등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병행 검토하기로 했다.

가격상한제 도입 시기는 한국통신 민영화 등 경쟁활성화 정책을 고려해 2002년 하반기 중이 될 것이다.

인가제 적용을 받고 있는 이동전화 요금에 대해서는 제1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누적이익, 신세기통신과의 기업결합 등으로 상당한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 유효경쟁여건 확보 차원에서 당분간 규제할 방침이다.

정통부는 이동전화 요금에 대해서는 가격상한제를 적용하더라도 다양한 선택요금제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예상해 향후 1∼2년간 시장경쟁 상황을 분석한 후 유보신고제로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정통부는 시외전화, 시외·국제 전용회선서비스 등 경쟁이 진전되고 있거나 경쟁활성화가 가능한 시장에 대해서는 현행대로 신고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통부는 통신요금 정책 전반의 합리성을 제고하기 위해 회계규정 개정 등 요금 관련 하부제도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약탈적 요금 설정 방지 등 사후적인 규제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통부는 올 하반기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올해 1월부터 2002년 6월까지 연구작업을 거쳐 효율적인 가격상한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상룡기자 srcho＠etnews.co.kr>

<가격상한제(Price cap regulation)>:통신서비스 지배적사업자가 물가수준, 생산성을 고려해 가격상한을 정하고 이를 지키는 통신요금설정방식으로 영국, 미국 등에서 사용중인 요금규제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