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 사업자가 탈락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통신서비스 「빅3」의 한결같은 비동기식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선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3일 한국통신 국정감사 중 국회의원들의 추궁 와중에 얼핏 드러난 내용을 살펴본다면 「사업자간 마케팅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상임위원들과 이계철 한국통신 사장 및 남중수 한국통신 IMT2000사업본부장간에 벌어진 일문일답 내용에 따른다면 사업자간 마케팅 영향력이 기술표준 채택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통신 측은 이날 상임위원들에게 『어떤 기업이라도 동기식기술을 선택하면 30% 이상의 기업가치 하락을 예상해야 한다』라는 자딘 플레밍의 「IMT2000과 주가추이」 보고서를 제시하며 비동기식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통신만 동기식 기술표준을 채택한다면 기업 가치는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로밍을 앞세우는 나머지 비동기식 2개 사업자와 마케팅 및 홍보전에서 당해낼 도리가 없다』며 『망하는 상황이 도래한다』고까지 설명했다.
남중수 본부장은 한발 더 나아가 『대주주인 정부의 IMT2000 정책 목표를 한국통신이 수용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상임위원들의 질문에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동기식을 선택한다면 한국통신도 정부의 정책 목표에 순응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정보통신부에 전달했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답변을 전제로 한다면 한국통신은 글로벌로밍을 앞세워 다양한 홍보전을 펼치는 나머지 2개 비동기사업자의 마케팅 영향력이 가장 무서웠다는 풀이가 가능해진다.
한국통신은 유일 동기식사업자인 상황에서는 주식가치가 최소 30% 하락한다는 계산에 도달했을 것이고, 정부는 해외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60억달러 상당의 15% 지분 매각)를 염두에 두고 한국통신의 의견을 참조해 한국통신에 동기식기술을 강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통신이 『SK텔레콤이 동기식을 채택하면 따라갈 수 있다』는 의견을 정통부에 전달한 점으로 보아 2동1비 상황은 동기식 채택사업자의 기업가치 하락과는 무관하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전개된 IMT2000의 기술표준 논쟁에 마케팅 능력 등 사업자간 경쟁구도가 직접적으로 작용했음은 한국통신의 답변 외에도 다른 사업자들의 그간 주장에서도 나타난다.
비동기방식을 일관되게 주장해온 LG글로콤은 공사석을 막론하고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동기식을 채택하는 1동2비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제시해왔다. 이는 IMT2000 상용서비스 이후의 시장점유율 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조차 상반기까지는 「국가 단일표준하의 동기식 채택 또는 최소한 한국통신과의 동기식 동반채택」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통신의 답변에서 밝혀졌지만 「빅3」의 동기식 기술표준 주장은 소비자 이익 제고, 기술적 우월성, 국가 이익 등이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 사업자간 마케팅 능력이 주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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