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닷컴〉일본SGI 사장 가와즈미 노리오

일본SGI(구 실리콘그래픽스)의 가와즈미 노리오 사장이 최근 미국 본사의 수석 부사장으로 취임해 화제를 모았다. 미국의 주요 정보기술(IT) 업체의 부석 부사장으로 일본인이 취임한 것은 일본오라클의 사노 리키 사장을 빼면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1982년 설립한 SGI는 영상처리력이 뛰어난 고성능 컴퓨터 제조업체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일례로 영화 쥐라기공원의 컴퓨터 그래픽 제작에서는 SGI의 제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 일반의 주목을 받았다. 이런 SGI이지만 PC의 고성능화로 제품경쟁력이 떨어져 최근 몇 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경영재건을 이끌던 최고경영책임자(CEO)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뒤 2주 만에 돌연 사임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SGI를 감싸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와즈미 사장이 본사 부사장으로 선임된 것은 SGI 재건에 일본 시장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열쇠라는 반증인 동시에 가와즈미 사장의 경영 수완이 높이 평가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슈퍼컴퓨터 부문을 매각한 이유도 있지만 SGI는 상반기 전체 매출이 크게 떨어졌으며 적자 규모도 8억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전체 매출의 13%를 차지하는 일본 법인은 33%나 수입이 늘었으며 특히 서버 제품의 출하는 전년비 2배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다.

따라서 가와즈미 사장의 본사 부사장 취임은 일본에서의 국지적 성공을 전체 회사 재건의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SGI의 기대를 담고 있는 것이다. 가와즈미 사장은 일본IBM과 일본탠덤컴퓨터를 거쳐 98년 10월 일본SGI 사장에 취임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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