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포털 상용화 산넘어 산

음성포털 상용화, 갈 길이 멀다.

최근 인터넷업계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음성포털 서비스가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기술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도 선뜻 시장 개척에 나서지 못하고 있으며 준비 중인 콘텐츠도 음성정보(700)나 통합메시징서비스(UMS)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이 때문에 서비스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시기 상조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황 =음성포털은 사용자가 유선이나 무선 전화기로 전화를 걸어 원하는 키워드를 말하면 음성인식 시스템이 인터넷을 검색한 후 관련 정보를 다시 음성으로 전환해 들려주는 서비스다. PC나 노트북을 이용하지 않고 음성만으로 인터넷 콘텐츠을 이용할 수 있고 특히 인터넷 접속에 익숙지 않은 노약자나 주부, 시각장애인도 어려움없이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보이시안닷컴을 비롯해 텔미텔미·헤이아니타·보체웹 등 전문업체가 등장했으며 천리안·다음·라이코스 등 인터넷서비스업체도 부가서비스의 하나로 음성포털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이미 개발을 끝냈지만 시범서비스에 그치고 아직까지 확실한 상용서비스 시점조차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 =음성포털 서비스가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것은 우선 과도한 마케팅 비용 때문이다. 음성포털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신규 서비스임을 감안할 때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하지만 이를 위한 자금이 넉넉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음성포털 전문업체가 벤처기업 중심으로 형성된 점을 감안할 때 대규모 펀딩을 조성하기 전에는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나서기가 사실상 힘들다는 분석이다. 올 6월에 설립된 보이시안닷컴은 지난달부터 시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마케팅 비용 때문에 상용서비스 시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천리안도 서비스 개발을 끝마쳤지만 내부 시험용에 그치고 있다.

◇콘텐츠의 한계 =서비스로 제공되는 콘텐츠가 극히 제한적인 점도 사업자가 풀어야 할 과제다. 현재 제공되는 음성포털 서비스는 e메일 등 개인정보관리, 날씨와 증권정보 수준이다. 다음달부터 시범서비스에 나서는 헤이아니타코리아가 뉴스·주식·교통·영화 등 7개 분야 콘텐츠를 확보하고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지만 PC나 인터넷 단말기, 유선전화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와 비교해 크게 뒤떨어진다. 이 때문에 700·UMS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SK에서 제공하는 음성포털 서비스는 자동응답(ARS) 수준으로 회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음성인식률 문제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시스템이 음성을 인식하는 「인식률」이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는 점이다. 음성인식 기술이 발전했다고 하나 아직도 정확하게 발음하기 전에는 시스템이 제대로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약간의 잡음에도 시스템에 에러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음성포털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인 편리함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에 불투명한 사업모델도 사업자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다.

헤이아니타 최재우 이사(사업개발팀)는 『음성포털 서비스가 초기단계인 만큼 여러 가지 걸림돌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자체 시장조사 결과 수요층은 분명히 있으며 서비스 개시 이후 보완해 나가면 사업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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