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IT업계의 고질적인 인력난이 적어도 향후 5년 동안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IT인력이 가장 풍족한 편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조차 올해 약 85만명이 부족하다고 한다. IT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해 누구도 예견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리눅스 업계의 상황 역시 예외는 아니다. 리눅스가 유닉스나 윈도에 비해 역사가 짧은 점을 감안해보면 문제는 오히려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경력자가 부족하고 또 관련 인력을 양성할 만한 교육기반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리눅스 인력부족 문제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우선 리눅스가 엔터프라이즈 환경으로 도입되는 데 따른 인력부족 현상이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리눅스 기반의 시스템을 관리, 유지해줄 수 있는 인력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리눅스원·리눅스코리아·한컴리눅스 등 국내업체를 비롯, 칼데라시스템즈코리아·한국터보리눅스 등 해외업체들까지 가세, 리눅스교육 사업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관리인력 부족문제는 일정부분 해소되고 있다. 리눅스 교육이 앞으로 커리큘럼의 체계화, 강사 자질향상 등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이들 인력에 대한 수요는 충분히 만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리눅스업체의 난립으로 인한 개발인력 부족문제다. 국내 리눅스 업체는 줄잡아 200개 정도로 추산된다. 가뜩이나 개발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업체별로 이렇게 인력이 분산되다보니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업체마다 인력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개발능력과 효율성의 한계는 두말할 것도 없다. 이 때문에 업체간 연구협력이나 개발인력 교류를 위한 논의가 오가기도 했다. 또 한편에서는 상호보완할 수 있는 업체의 인수합병이 일어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해결안은 실현되기 힘들어 보인다. 리눅스코리아 박혁진 사장은 『사업영역과 기업문화가 서로 다른 상황에서 공동 프로젝트나 인수합병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리눅스교육 역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교육이 리눅스 저변확대를 위한 일반적인 내용과 시스템 관리, 네트워크 관리 등 관리자 양성 수준의 내용만을 전달하고 있어 실제 리눅스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개발자 수준의 고급인력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리눅스사업의 다양화와 전문화 역시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리눅스업체들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시스템통합(SI), 보안, 임베디드 등으로 사업을 전문화하고 있다. 리눅스의 사업화과정에서 이같은 전문화와 영역확장은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업확장 속도를 뒷받침해줄 만한 인력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초기 배포판 사업의 경우 커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나 프로그래밍 등 비교적 단순한 기술만을 요했지만 최근 리눅스업체들이 벌이고 있는 사업의 경우 리눅스에 대한 지식이나 단순 프로그래밍 능력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나 SI와 관련된 전문 지식과 능력, 또 경험을 요구하고 있
다.
이 때문에 많은 리눅스 업체들이 이런 능력과 경험을 가진 인력을 채용, 리눅스를 교육한 후 활용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이들 인력 수요는 리눅스 업계뿐만 아니라 IT업계 전반에 걸친 것이어서 이런 바람은 단지 희망사항으로 그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몇몇 업체에서는 아예 기본적인 능력을 갖춘 인력을 채용, 직접 교육해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기도 하다.
IC&M의 박종극 사장은 『사실 리눅스 기업에서 원하는 고급기술은 학원에서가 아니라 직접 연구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배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리눅스 공동체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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