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세」였던 폴 마리츠 부사장이 최근 14년간의 MS 생활을 끝냈다. MS의 「플래폼 전략 & 개발자」그룹을 이끌던 그는 이 회사의 핵심 경영조직인 「시니어 리더십 팀」과 「비즈니스 리더십 팀」의 멤버로 활동하는 등 한때 「MS 서열 3위」의 거물이었다.
마리츠는 5년간 일하던 반도체업체 인텔을 떠나 지난 86년 MS에 합류한 이후 네트워킹·윈도 운용체계·애플리케이션 등 핵심부서를 두루 거쳤다.
현재 정부와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넷스케이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윈도 운용체계에 인터넷 브라우저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발언을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윈도의 열렬한 애찬론자인 마리츠는 컴퓨터업체는 물론 MS 내부에서도 윈도의 성공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80년대초 빌 게이츠를 설득, 결국 대히트시키는 「뚝심」과 「혜안」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거물」이기에 호사가들은 『일신상의 이유로 MS를 떠난다』는 그의 낙향의 변을 액면 그대로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다. MS의 미래인 「넷 전략」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중요한 시점에서 그가 낙마한 것도 궁금증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남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태어난 마리츠는 종종 주위사람들에게 『기회가 되면 아프리카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하곤 했는데 실제 아프리카에 농장도 가지고 있다.
덥수룩한 수염에 소탈한 인상을 풍기는 그는 남아프리카에 있는 케이프타운대와 나탈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수학을 전공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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