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등 국내 대표적인 백화점이 대형 수입가전제품과 일본산 AV기기 판매에 주력하기로 했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본격적인 혼수철을 맞아 매장규모를 크게 늘리면서 국산제품 진열을 줄이는 대신 주로 고가의 수입품을 취급하기로 했다니 실망스럽다.
백화점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야 하고 또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는 고가의 수입가전제품을 얼마든지 취급할 수도 있다. 이미 백화점은 의류라든지 보석 등 여타 고가품을 취급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고가 가전제품을 취급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또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백화점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제품을 취급할 수도 있다.
특히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일반 서민이라기보다는 부유층을 상대로 한 것이라면 납득이 가는 일이다. 또 우리나라도 이미 가전제품 생산대국으로서 외국에 적지 않은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니 국내시장에서도 외국산제품은 얼마든지 팔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백화점이 고가 수입제품 판매비중을 높이는 것은 꼭 부유층뿐만 아니라 일반서민들도 많이 찾고 있어 서민들의 소비심리를 조장할 수도 있고 또 일선 가전매장의 판매형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할 만한 일이다. 가뜩이나 유가가 상승해 경기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 백화점이 꼭 그렇게 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백화점이 국산제품도 대형·고급 가전제품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 최소한 어느정도 형평을 맞춰줬으면 하는 점이 아쉽기 때문이다. 백화점에 수입품 일색이면 소비자들은 국산제품과 비교해볼 기회도 없이 외국산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근본적으로 백화점이 외국산제품을 주로 취급하려는 것은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것으로 어쩌면 국내 가전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데에도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미 국산제품은 품질이 많이 향상됐다 하더라도 고급품은 일본산에, 중저급품은 중국산에 가격에서 밀리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이제 가전제품의 수입도 거의 개방된 추세임을 감안해 가전업체들이 부유층의 기호에 맞는 소위 일류제품 개발에 전력을 쏟아야 하겠다.
이제 본방송을 앞두고 있어 디지털TV시장이 천문학적으로 형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중요한 시기다. 초기시장에서 국산제품이 일본이나 유럽제품에 밀린다면 만회하기 어려운 일이다.
또 디지털TV는 앞으로 인터넷 정보가전의 주력제품으로서 이제는 단품보다는 가정극장시스템처럼 여러대로 하나의 세트를 구성할 가능성이 커짐으로써, 하나의 제품을 구입하면 부속제품도 거의 같은 기종을 사용하기 때문에 외국산에게 시장을 선점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가전업체들은 국산제품의 품질을 더욱 높이는 한편 국산제품이 외국산제품보다 AS가 강한 점 등을 마케팅 포인트로 적극 활용해 국내시장을 지켜내는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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