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반도체 업체>다국적기업 이젠 이렇게 봐야한다

김영섭 ARM코리아 사장

『다국적 기업이라고 해서 과실송금(果實送金)을 일삼아 국부를 빼돌리는 기업으로 이해해서는 곤란합니다. 글로벌 경제시대에서 다국적 기업의 위상은 제고돼야 합니다.』

한국IBM에서 10년과 ARM코리아 설립 이후 4년, 약 15년간을 다국적 기업에서 활동한 김영섭 ARM코리아 사장(46)은 다국적 기업에 대한 일부 그릇된 인식이 전환돼야 한국에서 다국적 기업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 사장은 『현재 IBM이 상륙하지 않은 세계 몇몇 공산권 국가의 경우 기술낙후가 현저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면서 『IMF 체제를 거치면서 다국적 기업에 대한 인식이 다소 호전돼 예전처럼 부정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고 덧붙인다.

그는 한국IBM에 있을 때는 『국내 수출에 일조를 한다는 긍지』로, ARM코리아에서는 『선진기술 도입으로 국내의 자체기술 독립을 앞당긴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도입하는 기술을 하루 빨리 소화해 그만큼 기술도약의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김 사장은 말한다.

그래서 그는 다소 생소한 반도체 지적재산(IP) 개발업체인 ARM에 주목했고 97년 ARM코리아 설립 이후 국내로의 기술전파에 주력했다.

ARM코리아의 사장으로서 마케팅·영업 차원에서 당연한 일이 아니었냐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는 『궁극적으로 해외기술 도입에 문을 열어 상생(相生)의 길을 도모하는 것이 옳다고 믿어 국내업체들의 기술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먼저 생각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ARM코리아는 다국적 기업 중 유례를 찾기 힘든 국내지분참여 기업으로 이익의 송금 전에 배당 및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김 사장은 『기술은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확대와 장기적인 안목에 의한 자신감 회복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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