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눈에 안보이는 트랜지스터

【본사 특약=iBiztoday.com】 미 과학자들이 금 전극 사이에 낀 축구공 모양의 탄소분자 한 개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극미세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단일 분자 스위치와 미세 회로가 그 동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작은 크기의 초소형 슈퍼컴퓨터와 각종 스마트 기기에 응용될 날이 머지 않아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와 UC 버클리 대학의 물리학자 폴 L 맥에우엔과 화학자 A 폴 알리비사토스, 또 전 버클리 연구소의 연구원이자 현재 하버드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박홍근 박사는 최근 공동으로 차세대 전자장치의 핵심부품을 만드는 데 응용되는 나노기술을 토대로 실험실 수준의 초소형 탄소 60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장치는 측정 단위가 1m의 10억분의 1인 나노미터로 너무 작아 육안으로 볼 수 없다. 탄소 60 트랜지스터는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로 알려진 회로통제장치로는 가장 작은 트랜지스터다. 이 장치는 지하철의 회전식 개찰구처럼 작동, 전자 한 개만이 문을 통과하도록 해 한쪽 금 전극 표면에서 다른 쪽 금 전극표면으로 뛰었다가 되돌아오게 한다.

이 트랜지스터에 순간적으로 전기자극을 가하면 한쪽 전극상의 단일 전자가 뛰어올라 이른바 「양자터널효과」로 알려진 「축구공」을 지나 다른 전극으로 뛰게 된다. 그러면 단일 전자 흐름이 탄소 60이 미세 스프링 위에 걸려있는 것처럼 떨게 만든다. 뛰어오르는 전자는 각개의 미세 축구공들을 나노 기계공학적 진동자로 변모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 원리는 나노 크기의 스위치와 밸브로 이뤄진 시스템이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해 메모리칩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게 됐다.

연구팀의 맥에우엔 교수는 『가장 먼저 단일 분자장치를 움직이는 민감한 전기와 양자력을 방해하는 분자 그룹이 아닌 단일 탄소분자를 잡기에 충분할 정도로 금 전극을 가까이 접근시키는 길을 찾아내야 했다』며 『이 연구가 전압을 이용해 무언가를 움직이게 하는 초 미세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고 밝혔다.

보스턴 대학의 물리학자 마이크 노튼 교수도 『금 전극 간격을 충분히 좁히고 그런 다음 탄소 분자들이 그 간격 속에 자리를 잡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낸 게 새 트랜지스터 연구의 핵심기술』이라며 『이 기술이 우리 세대에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나노 기술 개척자들은 분자 트랜지스터의 일부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나노 크기 물체의 기계적 제어는 자동차 에어백을 작동시키는 가속도계가 한 예지만 기존 마이크로 전자기계 공학적 구조를 더 작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이 연구팀은 탄소 60 트랜지스터 연구 결과를 이달 초 영국 과학 전문지인 네이처에 발표했다.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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