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2-디지털문화 대혁명>사회 변화상

디지털 문화혁명은 산업과 인간관계, 그리고 가치관의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정보사회로 불려지는 디지털 시대는 이 모든 것들이 달라진다.

◇산업=먼저 디지털 산업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훨씬 커진다. 이는 컴퓨터의 핵심이 기계로서의 컴퓨터가 아니라 그것을 움직이게 하는 무형의 명령체계라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사회의 원동력인 자동화 기술은 조직의 대형화, 단순 분업과 인간 소외, 중앙집권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정보사회에서는 인간의 창의력이 자본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또 규모의 경제가 정보 상품에서는 적용되지 못하며 중소기업이 대기업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는 시대가 된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육체노동이나 기술보다 정신노동·지식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것을 뜻한다. 디지털 산업은 한마디로 창의력과 상상력이 더 강조되는 사회다.

◇소비=소비 분야에서도 과거 산업시대에는 대량생산을 통해 대량소비가 이뤄졌

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일반인들의 소비행위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한다.

산업사회에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장에 간 다음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골라야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갖고 싶은 상품을 생각하고 나서 그러한 상품을 찾아 인터넷 등을 통해 구입하는 방식이 보편화된다.

여기에서 한단계 발전하면 소비자들이 다양한 제품을 선택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주문을 받은 후 주문내용에 따라 제품이 만들어지는 주문자 생산방식이 확산될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 시대는 다양성에 대한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자리잡게 되는 때다.

◇권력=산업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중매체의 조작을 통해 지배되는 대중사회가 형성된다. 그러나 디지털 사회에서는 중앙집권적·대중적 권력이 힘을 잃고 대신 일반인들이 권력을 나눠 갖는 분권화 현상이 강화된다.

디지털 사회에서는 특별한 통제가 가해지지 않는 한 누구나 원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며 멀티미디어 양방향 통신매체로 인해 시민참여 폭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이같은 현상은 네티즌이라는 가상의 권력이 사회 곳곳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현실을 통해 검증할 수 있다.

◇조직=디지털 시대의 조직은 과거 산업사회의 종속적이고 폐쇄적이며 경직된 속성에서 벗어나 조직과 개인의 지배관계가 평등한 상호관계로 변화된다.

정보의 디지털화는 조직을 유연하게 만들며 재택근무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직장

에 대한 개념까지 바꿔 버린다.

조직의 네트워크화는 업무처리를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만들어주며 개인의 창의력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 준다.

개인과 조직이 지배와 종속관계가 아닌 독자적인 주체로서 상호작용을 해야 할 필요성이 증대되며 이러한 상호작용이 원활한 조직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커뮤니케이션=디지털 시대의 인간관계는 농경사회의 1차적 관계에서 도시산업사회의 2차적 관계를 지나 3차적 인간관계로 발전한다.

1차적 관계는 공동체 내에서 전인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되지만 산업사회의 2차적 관계는 인간관계를 비인간화시킨다.

디지털 정보사회의 3차적 인간관계는 여기에서 한단계 더 나가 상호 커뮤니케이션에서 철저히 인간성을 배제시킨다. 기계적인 컴퓨터 언어와 문법에 의한 상호작용이 중심이 되면서 개인의 소외가 가속화된다. 이로 인해 디지털 시대의 가장 핵심된 과제는 사회적 통합의 기초가 되는 공동체 의식을 어떻게 고양시키며 친밀성을 전제로 하는 상징적 상호작용을 어떻게 촉진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로 모아진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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