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EFL 500점 이상.」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3학년 박소정씨(22)가 지난 여름방학에 세운 목표다. 박씨는 지난 여름방학 내내 TOEFL 시험을 준비하느라 영어공부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다.
성균관대가 지난 96년 신입생부터 도입한 졸업인증 「3품제」 가운데 하나인 국제품을 인증받기 위해서다.
성균관대 삼품제란 인성품·정보품·국제품을 합친 것으로 졸업 이수 학점을 모두 이수해도 삼품에 미달되면 학위가 주어지지 않는다.
성균관대 학생들은 졸업 전까지 삼품제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인성품은 졸업할 때까지 30시간의 사회봉사를 해야 자격이 주어지고 정보품은 성대 주최 정보인증시험을 통과하거나 인터넷 정보검색사 등 전산 관련 국가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국제품은 토플 500점 이상 혹은 토익 600점 이상, 기타 불어·독어·중국어 등 외국어 시험을 통과해야 품위가 주어진다.
지난 2월에는 이 제도의 첫 적용대상자인 2000년 2월 졸업생 가운데 22명이 국제품을 취득하지 못해 학위를 받지 못하고 수료자로 처리된 사례가 있다.
이화여대 의류직물학과 4학년 김미영씨(23)는 지난 학기에 취득한 인터넷정보검색사 자격증과 730점 이상의 TOEIC 점수를 학교에 제출, 각각 3학점씩 인정받았다.
이화여대는 졸업인증제로 지난 학기부터 영어인증제와 정보인증제를 실시, 공인 어학능력시험에서 일정 수준의 점수를 획득하거나 정보기술(IT) 관련 공인자격시험에 합격한 학생들에게 각각 영어인증시험과 정보인증시험이라는 교과목으로 학점을 부여하고 있다.
이 인증제는 2000학년 입학생부터 졸업요건으로 적용되고 있고 그 이전 입학생에게는 개인의 자유의사에 맡기고 있다.
이외에 서울대와 경희대 등 여러 대학에서 재학생들이 외국어 능력이나 정보 활용능력에 대해 자체적으로 마련한 기준을 충족해야만 졸업할 수 있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학업 이외에 별도 졸업요건을 마련하는 것은 학력뿐만 아니라 실질적 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학생들은 생각하고 있다.
한편 대학측은 각종 자격인증 획득여부가 학생들의 취업에 도움이 되고 졸업인증제 실시로 학내에 면학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대학졸업인증제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졸업인증제 실시를 둘러싸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졸업인증제를 실시하는 대부분의 대학은 제도 도입 당시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경험이 있다.
졸업인증제 실시를 반대하는 학생들은 TOEIC·TOEFL 등 사설기관의 어학능력시험 결과를 대학 졸업요건으로 삼는 점과 시험 점수가 개인의 영어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점,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생들의 부담이 크다는 점 등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졸업인증제 실시로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배출할 수 있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러한 제도가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대학 본연의 모습을 퇴색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명예기자=임옥선·이화여대 9875042@mm.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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