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을 잡아라.」
중국이 ERP의 신흥 노다지로 떠오르면서 ERP 업체들의 중국시장 개척이 붐을 이루고 있다. 삼성SDS·소프트파워가 중국 수출의 물꼬를 튼 것을 시작으로 아인정보기술·케미스·투비시스템즈 등도 합작 연구센터를 개설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에 분주하다.
중국은 자체 시장성 때문에 어느 분야에서나 눈독을 들이는 노른자위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ERP 업체들의 중국시장 진출은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기술력이나 업무 프로세스를 수출하는 신호탄일 뿐만 아니라 규모면에서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중국 ERP시장=중국 기업체는 1100만개 정도. 이 중 약 2000개만이 ERP를 도입, 사용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회계 중심의 MIS 패키지를 운영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자유경쟁체제로 진입하면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는가 하면 선진 정보시스템을 요구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마다 실시간 재고파악, 수요예측과 같은 생산체제를 자동화하고 실시간 회계처리가 가능한 ERP 시스템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특히 국영·민간기업에 대한 ERP 프로젝트가 중요 국가사업으로 지정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은 MRP와 같은 중간단계 없이 바로 ERP 도입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내 ERP 전문업체는 20여개에 불과하다. 수요팽창에 비해 전문기업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게다가 중국의 SW 기반기술이 부재, ERP 성능이 뒤처진다. 그나마 금접과 용우 같은 회사가 대표적인 MIS 업체로 활동하고 있지만 생산관리나 통합모듈 개발에서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뒤져 있다.
한편 중국 현지기업 이외에 국내에서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 1800여개에 이르는 것을 감안할 때 중국시장은 기대 이상으로 시장이 넓은 편이다.
◇국내 ERP업체들의 진출현황=지난 4월 중국과학원 소프트웨어연구소와 공동개발 아래 중국어 버전을 출시한 소프트파워(대표 김길웅)는 이달말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미 최고경영자(CEO)를 내정했으며 합작법인을 통해 판매·교육·기술지원·총판관리 등 실질적인 중국시장 공략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 중국지역 특성에 맞게 동북·화북·화동·화남·서남 5개 총판체제를 구축, 중국 전역에 걸쳐 유통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중국어 버전을 출시한 삼성SDS(대표 김홍기)는 이달초 킹따오아쿠마사와 대구사차이나에 ERP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삼성SDS는 중국내 지역 거점확보 차원에서 기술개발센터를 설립하고 기술교육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아인정보기술(대표 문태수)과 K &C INT(대표 박호민)도 이달초 중국과학원 소프트웨어연구소와 한중 ERP 개발센터를 설립하기로 계약을 맺고 공동개발에 들어간다. 두 회사는 중국어 버전의 ERP가 완료되는 내년 2월말께 합작사를 설립, 제품영업을 담당하도록 할 계획이다.
리눅스 전문업체인 자이온리눅스와 제휴를 맺고 리눅스 기반의 ERP를 개발하기로 한 케미스(대표 박병형)는 자이온리눅스와 공동으로 중국시장 공략을 모색하고 있으며 영림원소프트랩(대표 권영범)도 내년에 중국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에 따라 최근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해 시장조사에 나서는 등 구체적인 실무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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