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471) 벤처기업

러시아의 마피아<11>

『남편이 관료이고 그가 그들과 가까이 지내는 것은 이상하지 않아요. 남편은 과거 KGB요원은 아니었지만 그들과 같은 계통의 일을 했고, 오래 전부터 알렉세이비치와 친했어요. 당신은 지금 러시아를 얼마나 알고 있나요? 러시아 마피아는 러시아 정부가 공식적으로 하기 어려운 일을 암암리에 해결하고 있어요. 그것은 다른 말로 하자면 정부와 연계되어 있다는 뜻이 아닌가요?』

『그렇기는 합니다만, 나는 러시아를 잘 모릅니다. 내가 15년 전에 여기 와 있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15년 전의 일이고, 지금은 아닐 것입니다. 아니,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고 할지라도 나는 진정으로 러시아를 알았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못하는 일을 마피아가 대신 하는 일이 뭐가 있지요?』

『연방이 무너지고(러시아 사람들은 공산주의가 망했다는 말은 가급적 하지 않는다. 주로 그들은 연방이 무너지고 연합이 되었다는 표현을 쓴다) 나서 공급체제가 바뀌자 많은 과학자들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으로 나갔어요. 아마 한국에도 갔을 것입니다.』

유능한 러시아 과학자 일부가 한국의 재벌 기업 연구소에 들어와서 일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말을 이었다.

『그들 과학자들이 나간 것은 바로 러시아의 기술이 빠져나간 것을 뜻해요. 러시아 과학자들만이 지니고 있는 첨단과학이 유출되는 것은 심각한 일이죠. 특히 군사무기 기술이 빠져나가 그것이 만들어질 때는 더욱 심각하죠. 그것에 대응하는 것이 바로 맞불작전으로 무기 수출이라고 들었어요. 남편과 알렉세이비치가 하는 말을 들은 것이지만 그런데 무기 수출은 국제간에 아주 미묘한 것이어서 정부가 나서서 할 수 없는 것이 많다고 해요. 그때 마피아 조직이 밀거래를 하는 거예요.』

『이해할 듯합니다. 그런데 조언을 듣고 싶은데 알렉세이비치가 나에게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일까요? 왜 나를 불렀는지 그 저의를 알고 있습니까?』

『그건 모르겠어요. 다만, 내가 충고하고 싶은 말은 알렉세이비치를 경계하라는 것입니다.』

『사업 파트너가 되겠다는 사람을 특별한 이유 없이 경계하는 것은 기업가가 아닙니다.』

『그는 마피아라고 했잖아요. 그것만으로는 경계할 이유가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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