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IT기업을 강타했던 인수합병(M&A) 열풍으로 경영권이 다른 기업에 넘어간 업체들의 제품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
그동안 데이터제너럴·지멘스·시퀀트·디지털 등 동종 서버업체를 인수했던 EMC·IBM·후지쯔·컴팩 등 대형 IT 업체들은 기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과의 관계를 고려해 대부분 제품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같은 IT업체의 움직임에 일부 변화조짐이 일고 있다. 인수한 회사의 일부 제품이 기존 제품과 기능이 중복되거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개발을 중단하거나 영업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IBM에 합병된 시퀀트의 제품군은 유닉스서버인 「누마Q1000」 「누마Q2000」 「누마센터」 3종. 이 가운데 누마센터는 윈도NT와 유닉스를 결합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출시 당시부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현재 3개 제품 모두 시퀀트 시절의 모델명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아직 구체적인 제품 로드맵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IBM이 cc누마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제품개발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RS/6000 모델에 기술적으로 통합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후지쯔에 합병된 지멘스의 제품군은 PC서버인 「프라이머지」와 유닉스서버인 「RM시리즈」. 이들 제품군 가운데 PC서버인 프라이머지는 후지쯔의 PC서버인 GP5000과 팀서버를 흡수, 후지쯔의 대표적인 PC서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유닉스서버인 RM시리즈는 「프라임파워」라는 새로운 브랜드에 흡수되면서 사실상 명맥이 끊기게 됐다. 그렇지만 메인프레임 업체인 암달의 「밀레니엄 서버」는 후지쯔에 합병됐는데도 경쟁력을 인정받아 브랜드명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EMC에 합병된 데이터제너럴의 제품군은 서버인 「아비욘」과 스토리지인 「클라리욘」. 한국EMC는 본사 정책에 따라 이들 제품 중 클라리욘 스토리지 제품만을 자사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서버인 아비욘은 아·태지역 아비욘그룹에서 직접 관할하고 있으며 현재는 아비욘그룹의 이름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컴팩에 합병된 디지털의 제품 중 유닉스서버인 알파서버 시리즈는 기종에 따라 「DS시리즈」 「ES시리즈」 「GS시리즈」 등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러나 PC서버 제품군은 모두 컴팩 제품에 밀려 생산이 중단되는 운명을 맞았다. 이에 앞서 합병된 탠덤의 전용서버인 「히말라야」와 유닉스서버인 「인테그리티」는 제품 특성상 모두 고유의 모델명을 그대로 이어받아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인수된 업체들의 운명은 인수업체들의 제품 개발과 출시 계획에 따라 상당히 엇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흥망성쇄에 따라 「경쟁력」이라는 이름으로 제품의 운명이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면서도 『그러나 고객지원을 위한 서비스 체계와 유지보수 등 기존고객 보호차원의 각종 지원정책까지 포기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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