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키나와 주요 8개국(G8) 정상 회담에서 선진국 정상들이 「글로벌 정보화 사회에 관한 오키나와 헌장(IT헌장)」을 채택해 발표한 것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정보격차현상(디지털 디바이드)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디지털 시대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반증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도입이 확산되고 있으나 선진국과 제3세계 또는 최빈국가, 도시와 농촌, 노년층과 청소년층, 남성과 여성, 일반인과 장애인간에 정보격차현상이 심화되면서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 상무부는 「넷의 실패」라는 보고서에서 98년말 연소득 7만500달러 이상을 버는 가정의 컴퓨터 보급률이 79.9%인 반면 5000만달러 미만 저소득 가정은 15.9%에 불과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각국 지도자들과 학자들은 『세계화의 혜택을 일부 국가와 계층이 독식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었다.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불평등도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에서조차도 저소득층과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와 아닌 사람들간에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간의 질적인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같은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각국 정부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미국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25억달러를 투자한다고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으며 유럽연합(EU)도 정보화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U집행위원회는 작년 12월 인터넷 보급률을 높이고 정보사회 실현을 위해 「e유럽」이라는 정보사회 추진계획을 내놓았다.
이밖에도 세계 각국이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한 국가적인 차원의 대응책을 내놓겠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번 G8 정상회의에서 IT헌장을 채택한 것은 그간 각 국가들이 산발적으로 추진해온 정보격차 대책을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국제적인 연대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이번 IT헌장은 사실 선언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향후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에 채택된 IT헌장의 주요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해 본다.
◇지식격차 해소 =주요 8개국(G8) 정상들이 채택한 IT헌장중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부문이다. 내용은 21세기 핵심기술인 정보기술(IT)의 이용과 혜택이 국가와 민족, 계층간을 막론하고 모두 평등하게 공유해야 한다는 것. 신체 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손쉬운 기술 연구를 위해 각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도 정부가 추진중인 장애인을 위한 복지정보통신 연구개발과 농어촌, 서민계층을 위한 각종 정보통신 정책수립이 하반기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경쟁촉진 위한 정책강화 =IT헌장에서는 경제성장의 견인차인 IT분야 고도성장을 위해 각국의 경쟁촉진정책 수립을 지적했다. G8국가들은 경쟁·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올바른 토대 구축에 나설 전망이다. 핵심은 정부의 부당한 규제환경을 개선, 민간 중심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
IT분야는 향후 G8국가 차원의 일관된 정책수립과 각국의 협력을 통한 상호협조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IT를 활용한 국가적 연구협력, 시스템 상호연동, DB공유 등도 예상된다.
◇인력양성=IT헌장에서는 새로운 IT 개발·운영을 위한 연구인력 확보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모든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IT와 정보화 역기능에 대비하는 필수 기술을 공동으로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G8국가들은 이를 위해 국가간 인력교류는 물론 교육프로그램 공유, 인력양성을 위한 투자대책 등을 수립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이버 범죄 등 부작용 해소=IT헌장은 정보격차현상중 하나로 사이버 범죄 등 부작용에 주목하고 있다. 정보화가 진전될수록 국가간에 사이버 범죄가 심화되고 각종 부작용이 속출한다는 지적이다. IT헌장은 향후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보화 사회의 부작용에 국가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닷포스」 구성=G8 정상들은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또 신체장애자 등 소외계층에도 IT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G8 공동으로 「닷포스(DOTFORCE:Digital Opportunity Taskforce)」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닷포스는 앞으로 전자상거래 활성화, IT교육 확대 등 각국 정부 및 민간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보통신 관련 활동 및 정책을 조율하는 실무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며 내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릴 G8 정상회담 이전에 활동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장길수기자 서기선기자 김상룡기자>
많이 본 뉴스
-
1
삼성전자 반도체, 연말 성과급 '연봉 12~16%' 책정
-
2
한덕수 대행도 탄핵… 與 '권한쟁의심판·가처분' 野 “정부·여당 무책임”
-
3
“12분만에 완충” DGIST, 1000번 이상 활용 가능한 차세대 리튬-황전지 개발
-
4
정보보호기업 10곳 중 3곳, 인재 확보 어렵다…인력 부족 토로
-
5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6
'서울대·재무통=행장' 공식 깨졌다···차기 리더 '디지털 전문성' 급부상
-
7
우원식 “韓 탄핵소추안은 국무총리 탄핵안”… 의결정족수 151석으로 판단
-
8
美 우주비행사 2명 “이러다 우주 미아될라” [숏폼]
-
9
단통법, 10년만에 폐지…내년 6월부터 시행
-
10
권성동, 우원식에 “인민재판” 항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 성립으로 단정”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