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하바라」
도쿄 북서쪽에 위치한 일본 최대 전자상가.
아키하바라는 미국과 함께 세계 IT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일본의 컴퓨터산업 기술현황과 시장상황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집단상가이자 일본 컴퓨터산업의 요람이다.
그러나 이곳은 외국 PC업체들에 입성을 쉽게 허락하지 않은 난공불락의 요새기도 하다. IBM·델컴퓨터·컴팩컴퓨터 등 세계 컴퓨터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공룡 대기업들도 이곳에서만큼은 NEC 등 현지업체의 텃새에 밀린 중소업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미국 업체들의 제품은 상가에서 쉽게 찾지 못할 정도다.
최근 난공불락의 요새에 국산 컴퓨터의 입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뚫기 어려운 일본시장이 국산 컴퓨터에 의해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현지취재를 통해 국산PC 시장의 현지 진출현황과 과제를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엮어본다. 편집자
북서로 길게 뻗은 아키하바라 대로와 동서로 뻗친 상가 샛길에 위치한 대형 양판점이나 중소상가 진열대에서 최근 국내에서 만들어진 컴퓨터나 주변기기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노트북컴퓨터인 「센스」가 상가 진열대에서 판매되는가 하면 일부 양판점의 전시장에서도 진열돼 있다. 특히 삼보컴퓨터가 생산해 지난 98년부터 소텍을 통해 현지에 공급하고 있는 데스크톱컴퓨터인 「PC스테이션」은 아키하바라에서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PC다.
이는 아키하바라에 7개의 대형 컴퓨터매장을 갖고 있는 일본 최대 양판점인 「라옥스」 매장에서 핵심주력모델로 전시 판매되고 있다. 실제 아키하바라내 라옥스 매장 가운데 컴퓨터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4개 매장에서는 컴팩컴퓨터·애플컴퓨터 등 세계 일류 PC업체에 1개의 판매대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삼보컴퓨터의 현지법인인 소텍사에는 2개의 대형 판매대를 할당하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 성일컴퓨텍·엑스정보산업·현주컴퓨터·사람앤컴(구 사람과컴퓨터) 등 국내 중견업체들도 일본 현지 유통업체를 통해 PC를 대거 수출하면서 국산 컴퓨터는 아키하바라는 물론 일본 전지역으로 공급되고 있는 추세다.
이 가운데 사람앤컴은 지난달 일본 도쿄에 현지 판매법인인 「소피」를 설립, 중견 PC업체로는 처음으로 자가브랜드 수출에 나서 일본 전역에 1억달러 규모의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성일컴퓨텍도 일본의 한 양판점을 통해 국산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애플컴퓨터의 i맥컴퓨터도 최근 현지에 출하된 제품 대부분이 LG전자에서 생산한 것으로서 한국산 제품 이미지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 삼보컴퓨터의 PC스테이션은 지난해 일본내 전 유통품목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10대 히트상품 가운데 일본 국민가수인 우타다 히카루와 무선 인터넷서비스인 I모드에 이어 3위를 차지할 만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일본시장 PC수출량은 어림잡아 40만대로 추정된다. 아직까지 그 실적은 미약하지만 일본이 수출하기가 어려웠던 난공불락의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놀랄 만한 변화다. 사실 지난 98년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 컴퓨터의 일본시장 진출은 일부 대기업이 현지 무역상을 통해 소량의 제품수출을 추진한 것 이외에는 사실상 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 90년대초 국내 가전제품이 아키하바라 입성이 시작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일본내 국산제품 지명도는 이제 컴퓨터의 입성이 구체화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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