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ERP 프로젝트를 주시하라.」
하반기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젝트 수주를 놓고 업체의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올 상반기에는 제일제당이나 효성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프로젝트가 별로 없었으나 7월부터 굵직굵직한 프로젝트가 한꺼번에 쏟아져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LG화학을 비롯, SK·한화그룹·D그룹·현대자동차 등이 e비즈니스 인프라로 ERP 도입을 추진중이다. 여기에 몇몇 공공기관과 정부 출연기관도 가세하고 있다.
우선 가장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게 LG화학의 ERP 프로젝트다. 이 회사는 유화·의학·바이오·화장품 등 사업영역이 매우 광범위한데 경쟁사인 제일제당의 ERP프로젝트 규모가 1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LG화학 역시 비슷한 규모가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현재 SAP와 오라클 제품을 놓고 저울질중이다.
SK그룹의 경우 SK-Enron이 SAP R/3를 도입한 데 이어 SK(주)가 조만간 ERP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밖에 한화그룹도 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ERP 도입을 추진중인데 오라클의 ERP를 도입하는 쪽으로 내부의견이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30대 그룹사 가운데 핵심업체로 프로젝트 규모면이나 유화업계에서 내로라 하는 선도기업이라는 점에서 선언적인 의미도 갖고 있다. 여기다 앞으로 협력사까지 ERP 도입이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에 따라 국내 ERP 시장의 양대산맥인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이들 대형 프로젝트는 국내 ERP 시장의 대권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여 양사는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올 상반기 양사의 ERP 매출액을 보면 180억∼190억원대로 막상막하. 한국오라클은 상반기 효성과 메디슨·제일제당·대우증권 등 신규 사이트를 대거 확보하며 선전했다. SAP코리아도 한국조폐공사·새롬정보기술 등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했지만 예전의 명성에 비해서는 다소 퇴색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상반기 매출도 기존 고객사에서 발생하는 유지보수비가 상당 부분 기여를 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하반기에 추진될 대형 프로젝트를 누가 수주하느냐에 따라 국내 ERP 시장 경쟁구도는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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